의사단체의 의대증원 백지화 주장 염치없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정부와 의사단체의 의대 증원 밀실 협상에 반대한다며 의약분업 일시 정지 검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만난 4월 4일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사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밀실에서 의대증원을 후퇴시키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의사단체의 의대 증원 원점 주장은 염치없고 옹색하다고 비판했다.
그간의 수많은 연구와 조사, 사회적 논의과정은 부정한 채 의사들이 수용할 수 없으면 합리적이지 않고 본인들과 다시 결정하자는 주장은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독선과 아집이라는 것.
경실련은 “지난 3년간 정부와의 밀실 협의 기회도 차버린 의사단체가 요구하기엔 염치없고 옹색하지 않은가”라며 “정부는 실력행사로 정책이 무력화된 과거 9번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대화는 하되 대안 제시 없는 의사단체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실련은 의사들의 진료 축소로 인한 환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의약분업 일시적 확대를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의사단체는 전공의 불법행동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처리가 진행되면 집단 휴진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경기도 의사회는 이미 ‘수요 반차 휴진 투쟁’을 진행,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했으며 의사협회 비상대책위는 이달 1일부터 회원들에게 ‘주 40시간 단축 진료 지침’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또 “의대 교수들도 이번 주부터 주 52시간 단축 근무에 들어감에 따라 이제 아파도 제때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거나 환자가 병원 시간에 맞춰 아파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전공의 미복귀나 단축 진료 장기화와 휴진 확대에 대비해 ‘의약분업 예외지정의 일시적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축 진료나 휴진으로 의사 처방을 받을 수 없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처방전 리필’ 사용을 즉시 허용하고 이외 질환에 대해서는 약사의 처방권을 일시 허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골 약국’에는 과거 조제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참고할 경우 안전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또한 의사가 환자를 버리고 떠난 긴급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특단의 대책으로 불필요한 의사 독점권 개방과 공공의료 확충을 언급했다.
경실련은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PA간호사의 수술보조를 허용하고 있지만 의사의 진료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진료행위를 지시할 인력도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의료법에 따라 의료행위 지도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 및 한의사에 대한 업무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부미용, 임상심리 및 정신심리상담, 물리치료, 문신 등 의사가 불필요하게 독점하고 있는 유사 의료행위를 다른 직종에게 전면 개방하는 방안도 중장기 대책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의사들의 집단 진료거부와 감염병 확산 등 국가 의료재난 상황에서 공공의료의 비중이 높았다면 현재와 같은 갈등과 혼란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공공의대 신설을 통한 공공의사 양성이 시급한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