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준법투쟁’으로 정부 압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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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준법투쟁’으로 정부 압박할까?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3.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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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개원의협회장, “파업 아닌 준법투쟁 논의 중”
의사들 자발적으로 주 40시간, 주 5일 근무 언급하기 시작
3월 17일 오후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과 임원들ⓒ병원신문
3월 17일 오후 대한개원의협의회의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과 임원들ⓒ병원신문

한 달여간 지속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를 중심으로 준법투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의사들의 자발적 행동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정부 압박용이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3월 17일 오후 스위스 그랜드호텔 서울 피콕룸에서 ‘2024년 대한개원의협의회 제33차 춘계연수교육 할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준법투쟁을 비롯해 의대생과 전공의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석 회장은 “봄이라면 만물이 소생하고 여러 가지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겨울 찬바람보다 더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다”며 “전혀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우리도 알 수가 없어서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정부에서 계속 발표하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 등의 정책들이 개원의들에게 불리한 게 많다며 필수의료를 살리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는 의사가 부족한 국가가 아니다. 의사 구속과 수억 원의 배상 판결로 자신들이 전공한 과목을 진료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만든 것이 근본 원인이다”며 “해법은 의사 증원이 아니라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고 고의과실이 아닌 의료사고에 대한 처리특례법, 제대로 된 의료전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혼합진료 금지, 실손보험 개선, 비의료인의 미용시술, 개원면허 제도 등으로 의원을 규제하는 것”으로 “이것은 국민의 진료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반대했다.

또한 의대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 사태 이후 발표되는 정부의 무차별적인 정책이 감정적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진료 확대, 성분명 처방, PA 합법화, 간호사법 재추진 모두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인데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데 불만을 표출한 것.

김 회장은 “이게 만약 추진된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 전달 시스템 자체가 다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병원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병원신문

특히 의사 증원과 관련해 정부가 증원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채 단지 2,000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의사 증원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먼저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미래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방안과 소요 재원, 급격한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교수 확보 방안과 재원, 배출된 의사 2,000명이 근무할 시설과 예산 등 운영 방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게다가 의사 2,000명이 증원되면 간호사 등 의료 인력도 그만큼 뒤 따라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에서 의무복무를 시킬 경우 복무후 근무지 계획안이 있어야 되고 추후 의대 정원을 다시 줄여야 할 경우 학생, 학부모 등 국민의 반발에 대한 책과 추가로 확보한 교수 감소 대책이 반드시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런 계획안을 정부가 발표하고 의사들에게 어떤 게 맞는지 틀린지를 알려주고 토론을 해야 된다”며 “그런데 단지 2,000명 가지고 모든 게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오판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의 전공의에 대한 사직금지, 취업금지 등의 명령 역시 반노동적이자 반인권적인 노동의 기본권조차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개원의협의회는 정부에 맞서 대응 방안으로 준법투쟁을 논의 중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전공의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은 준법투쟁으로 정부가 OECD 데이터를 계속 이용해 의사증원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의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OECD 국가들에 비해 과도한 개원의들의 근무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의원이 주 40시간 근무해 유지가 가능하면 누가 야간 진료를 하고 주 주 6일 근무를 의사들이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앞으로 이런 것도 논의가 되겠지만 개원의협의회에서 지시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의사들이 피로도를 느끼고 준법투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회장은 “우리는 파업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파업을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했듯이 각자의 판단에 의해 휴진을 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원의협의회 또는 의협 비대위에서 아직까지 파업을 논의해 본적도 없고 지시하 생각도 아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모든 의사들이 현재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분노가 표출됐을 때 대한개원의협의회에서도 어떻게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각자 개인의 선택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개원의협의회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에게 대한 인도적이고 합법적인 지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학생과 전공의들이 취업이 금지된 상태고 경제활동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김 회장은 “합법적 지원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의국 선배들이 용돈을 주는 방식도 있을 것”이라며 “어떤 게 합법이고 어떤 게 불법인지를 알려서 합법의 방향을 찾겠다는 의미로 정말 어떤 게 실현 가능한지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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