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및 이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 주기적인 감염병 팬데믹 도래, 건강 및 의료서비스 기대 수준 향상 등 의료 내·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비용효과적이고 최적화된 의료서비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병원계는 일찍부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와 최첨단 IT 기술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와는 별도로 정부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지원사업에 착수,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총 18개 분야에 대해 매년 30~60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또 기존의 전통적인 합성화학물질에 기반한 의약품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치료제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다. 미래 헬스케어로의 전환기를 맞아 병원신문은 창간 37주년을 기념, 병원계 및 의료기기·제약 산업계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앞서가는 병원 등의 사례를 통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특집호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2020년 3월 개원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 혁신’, ‘안전과 공감’, ‘하나의 세브란스’ 등 세 가지 실행 전략을 추구하며 경기 남부를 넘어 아시아의 중심 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2020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0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내 의료기관의 스마트병원 모델을 제시했으며 제20회, 21회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에서 각각 과기부장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해 K-스마트병원 혁신과 의료산업화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스마트병원 선도모델의 제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2020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서울의료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 감염관리와 병원 내 자원관리 분야로 △선제적 예방 대응 △사후 신속 대응 △스마트 병동 실증 △스마트 웰빙 치료 등 4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선제적 예방 대응’ 모델은 외래환자와 방문자로부터의 원내 감염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모델이다.
스마트 출입 통제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스피드게이트, 방역로봇을 도입했다.
‘사후 신속 대응’ 모델로는 외래환자, 방문자, 보호자 등에 대한 감염 추적 관리를 위한 스마트폰 기반의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eal Time Location System, RTLS)을 실증하고 특수구역 출입 자동기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 병동 실증’ 모델에서는 교직원의 디지털 기술 이해도와 수용성을 높임으로써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를 증진하기 위한 교육 체계를 수립해 운영했다.
또 스마트 격리병동을 운영하면서 비대면 면담 및 회진,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생체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실증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웰빙 치료’ 모델에서는 협력기관인 서울의료원과 함께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 평가를 위한 PADES-G(Pain, Agitation, Depression, Eat, SleepGeneralcondition) 지표를 적용해 생활치료센터 격리 환자의 정신건강을 모니터링했다.
이와 함께 원격·실시간 웨어러블 생체징후 모니터링을 통해 중증 전이를 방지하고 통합반응상황실(Integration & Response Space) 통합 모니터링으로 현장 파견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했다.
지원사업 종료 이후 ‘선제적 예방 대응’ 모델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방역 대응 프로세스 표준화 △프로세스별 의사결정을 위한 위험요인 데이터 분석 △디지털 솔루션 연계 등을 통해 의료현장 감염병 대응을 위한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또 PADES-G의 활용은 격리 환자뿐만 아니라 원내 모든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해 실시간·종합적으로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환자 안전을 위한 예측, 진단, 치료 및 예방의 보조도구로써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솔루션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개원 시부터 디지털 및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환자안전을 강화하고,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며,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디지털 구축 목표를 추구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5G 인빌딩 통신망을 구축하고 와이파이6 무선접속장치(AP)를 음영지역 없이 촘촘히 설치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운영하기 위한 최상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흉부 방사선 촬영(Chest X-ray), 유방촬영(Mammography), 폐 컴퓨터 단층 촬영(CT), 안저촬영(Fundus), 병리 영상에 대한 인공지능(AI) 영상 판독 솔루션과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지, 재활의학과 외래 기록지, 입원의학과 입원 기록에 대한 AI 음성인식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입원의학과 의료진 전용 메신저인 ‘Y톡’, 무선 네트워크 기반 일반병동 입원환자 환자 감시 모니터(Patient Monitor) 및 신속 대응 시스템(RRS), 외래·입원환자 및 교직원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 통합반응상황실(IRS) 등에도 디지털 인프라가 활용된다.
디지털 병리 솔루션, 병상 스마트ID 카드 솔루션, 기초검사 자동화 키오스크, 애니메이션 설명 처방 동영상(하이차트), 베드 사이드 모니터, 그리고 각 부서 19개의 업무를 자동화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통해 업무를 경감하고 의료진이 본연의 업무인 환자 돌봄과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의료 현장에 적용 및 고도화하고 있다.
로봇 도입으로 의료 서비스 고도화
2022년 3월부터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AI·5G 기반 서비스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을 주관기관으로서 총괄 수행했다.
사업을 통해 2단계에 걸쳐 안내로봇, 이송로봇, 중량이송로봇 등 총 5종 10대의 로봇을 원내에 구축함으로써 의료 서비스 고도화, 의료 종사자의 편의성 및 업무 효율화를 실증하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으로 도입한 각종 의료서비스로봇에는 비전인식 라이다(V-SLAM) 및 라이다(SLAM)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병원정보시스템(HIS)과 연계한 로봇 생체인증, 승강기 및 자동문 센서 인터페이스 등이 적용돼 안전사고 예방과 보안에도 빈틈없는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
병원은 2021년 4월에도 의료서비스로봇을 도입한 바 있다.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와 RTLS 감염관리 솔루션을 활용해 구축한 복합 방역로봇 ‘비누(BINU)’는 AI 기반으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물론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자율적인 소독 방역을 수행하는 등 감염관리 체계를 한층 공고히 했다.
추후 로봇을 활용해 얻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작업 효율 개선 및 정보시스템 연동 최적화 등 의료서비스로봇 모델을 고도화해 의료기관 맞춤형 로봇 솔루션 보급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스마트병원의 미래를 위한 제언
최근의 스마트병원은 의료 인공지능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의료 사물인터넷(IoMT)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경험(UX) 기반 의료환경을 갖추고 환자안전 강화와 업무 경감,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의료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또 유전정보·생활습관 등 개인정보를 토대로 최적화된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밀의료에도 노력하고 있다.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해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환자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진단, 치료, 재활 등의 전주기 치료 및 관리를 포함한 고도화되고 지능화된 디지털 의료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혁신적인 기술을 의료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규제 완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산·학·연·병 관계자가 다 같이 고민해 나가야 한다.
디지털 서비스 전문가 육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가체계 마련, 의료현장 니즈에 맞는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 및 실증을 위한 정부 국책사업 지원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현실적인 지원정책이 뒤따를 때 건강한 디지털의료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국내 의료기관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