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의료계 결산
올해 의료계를 되돌아 볼 때 가장 큰 이슈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작년에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한 AI는 불확실하고 먼 위협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전세계적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조류 뿐만아니라 사람까지도 숨지게 하는 `슈퍼 플루"로 발전할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실험단계인 예방백신과 AI 바이러스에 약효가 있는 타미플루는 제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공급이 부족해 각 국들은 이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 미 연방정부는 AI 대책을 발표했으나 주로 검역이나 여행제한과 같은 기술적으로 낮은 단계의 조치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우려속에서 가운 소식은 미국에서 85세 이하 인구중 암과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모두 줄어 들었고, 특히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사망원인에 있어서 이제 암이 심장질환을 앞서게 됐다.
또 미국 종양학클리닉학회의 암의 발전에 대한 첫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애버스틴(Avastin)과 허셉틴(Herceptin)이라는 새로운 세대의 두 백신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또 이 두 백신은 폐암 및 유방암 환자에게도 상대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식품의약국(FDA)은 위험한 약품에 대해 늑장대응하고 있다는 비판과 정치적인 면에만 관심을 기울여 의학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
FDA는 안전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사후피임약을 처방전 없이 판매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거부해왔다.
진통제는 나쁜 소식을 몰고 다녔다. 작년 9월 머크사의 진통제인 관절염약 바이옥스(Vioxx)가 심장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판매중지된 데 이어 올 3월엔 화이자사의 벡스트라도 판매가 중지됐다.
뿐만아니라 모트린, 앨리브, 애드빌와 같이 처방전 없이 구입하는 비(非)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S)들도 심장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혹을 사게 돼 경고문구를 표시토록 조치됐다. 아스피린은 심장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이런 조치를 피할수 있었다.
이와 함께 ▲가이던트사 등 심장세동제거기 제조3사의 대규모 리콜 ▲실리콘 젤유방 보형물 시판 재허가 ▲심부전증을 앓는 흑인을 위한 알약인 바이딜(BiDil) 판매 승인 등도 FDA와 관련해 있었던 주요사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약과 관련해 갖는 가장 큰 우려는 약값을 어떻게 지불하느냐였다. 노인들은 노인의료보험제도에 의해 2006년부터 발효되는 첫 처방약 혜택을 받기 위한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느라 고생했다.
이밖에 뇌사상태였던 플로리다 여성 테리 시아보에 대한 안락사 사건은 죽을 권리에 대한 큰 논란을 제공했고, 프랑스 의사들의 부분 안면이식 수술 성공 및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전면 안면이식수술 추진절차도 큰 관심을 모았다.
또 전립선암에 대한 관심 증대, 햇볕에 노출될 때 생성되는 비타민 D의 이점에 대한 학계의 연구, 인기 앵커였던 피터 제닝스 등의 사망이 가져온 폐암에 대한 경각심과 이로 인한 흡연인구 감소, 비만과 사망의 연관성 및 과체중의 폐해에 대한 논쟁, 소아마비 예방백신 출현 50주년 등이 올해 의료계의 주요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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