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매리 이모진 바세트 병원 바세트연구소 신경내분비전문의 데이비드 블래스크 박사는 "암 연구(Cancer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밤중에 조명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유방암 성장이 촉진되고 반대로 야간에 어둠 속에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유방암 성장이 지연된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블래스크 박사는 야간조명이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뇌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멜라토닌은 잠자고 깨어있는 사이클을 조절하는 호르몬이지만 종양의 성장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종양은 자라기 위해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酸)이라는 영양소에 의존하는데 멜라토닌은 종양이 리놀레산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종양의 대사와 성장활동을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블래스크 박사는 설명했다.
블래스크 박사는 인간의 유방암 세포를 실험실 쥐에 주입해 자라게 한 다음 다시 암쥐에 이를 이식해 성장하게 했다.
그 다음 12명의 건강한 폐경전 여성으로부터 낮, 야간 완전히 깜깜한 속에서 2시간 경과 후, 야간 90분간의 밝은 형광등 노출 후 등 3가지 조건에서 각각 혈액샘플을 채취해 직접 암쥐에서 자라고 있는 유방암 종양에 주입했다.
결과는 야간의 완전한 어둠 속에서 채취돼 멜라토닌이 풍부한 혈액이 주입된 종양은 성장속도가 크게 느려진 반면 야간에 밝은 조명에 노출된 가운데 채취돼 멜라토닌이 결핍된 혈액이 주입된 종양은 급속한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조명 노출 혈액은 종양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낮에 채취된 혈액과 맞먹을 정도로 종양의 증식을 촉진시켰다.
블래스크 박사는 이는 멜라토닌이 종양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하며 야간조명에 장시간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멜라토닌은 인간의 생물시계인 24시간 리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이 24시간 리듬이 균형을 잃으면 생물시계가 종양의 발생과 성장에 유리하게 기울어진다는 증거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블래스크 박사는 말했다.
이 결과는 또한 여성 야간근무자들 사이에 유방암 발생률이 높고 또 제3세계 국가들보다 선진국들의 유방암 발생률이 현저히 높은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블래스크 박사는 지적했다.
블래스크 박사에게 연구비를 지원한 미국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레스라인립 박사는 선진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저개발국에 비해 약 5배 높다고 지적하고 이 연구결과는 주택과 직장에서 야간조명이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블래스크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버지니아 대학의 마크 롤래그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조명의 생산과 사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예를 들어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파장과 강도를 지닌 조명기구나 태양광선과 닮은 조명장치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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