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도 갱년기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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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도 갱년기 겪어
  • 윤종원
  • 승인 2005.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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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들도 나이가 들면 인간 여성들의 폐경기와 같은 현상을 겪는다는 연구가 처음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 소재 링컨 파크 동물원의 영장류 담당 학예관인 수 마골리스 등 연구진은 북미 대륙의 17개 동물원에 살고 있는 나이 든 암컷 고릴라 30마리를 관찰한 결과 이들 중 23%가 사람처럼 폐경을 겪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 이들 중 다른 32%는 몇 달 동안 불규칙한 호르몬 패턴을 보여 폐경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연구대상 고릴라 중 최고령자는 댈러스 동물원에 있는 51세의 제니이며 폐경 후 고릴라들의 평균 연령은 44세였다.

이 연구는 늙어가는 암컷 고릴라들을 돌보는 방식을 개선하고 인간의 폐경에 대한 진화생물학자들의 이론을 수정할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많은 생물학자들은 인간 여성이 폐경을 겪게 되는 이유를 `손자녀를 돌볼 시간을 갖기 위해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해 왔다.

그러나 마골리스 팀은 야생 고릴라 암컷이 가족 집단을 떠나 손자 곁에 머물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할머니 가설"은 타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폐경이 진화에 따른 적응이라기보다는 인간과 수명이 늘어난 사육상태의 고릴라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샌 앤토니오 소재 텍사스 주립대 보건센터의 스티브 오스태드 연구원은 "진화 생물학자들은 이것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릴라를 75세까지 살게 하면 25년은 폐경기 이후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골리스 학예관은 "고릴라들도 폐경기 여성처럼 열감(熱感)을 느끼는지, 신경질적이 되는지 등은 추가 연구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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