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의 에디스 천 박사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16∼19세 학생 115명을 대상으로 폭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당시 학생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였고, 아무도 심장 관련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천 박사와 공동 연구자인 라마 무랄리는 스트레스를 겪기 전후와 평온한 자연풍경이 담긴 비디오를 시청하기 전후에 각각 청소년들의 혈압, 심박동수,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학생들은 폭력사건을 목격한 그룹과 경험한 그룹, 폭력사건의 빈도와 강도에 따라 분류됐다.
높은 수준의 폭력을 겪었다고 보고한 학생들은 안정시 혈압, 심박동수,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졸의 수치가 또래 다른 학생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폭력을 목격한 그룹보다는 더 자주 경험한 그룹이 더 심한 신체적 영향을 받았다.
천 박사는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폭력에 자주 노출된 학생들은 장기적으로 나중에 성인이 된 후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겪을 위험이 증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박사는 또 "폭력에 대한 잦은 노출은 청소년의 생물학적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며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할 때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적절히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동의학연보" 10월호에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한 천 박사는 "현실 생활에서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심리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생체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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