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뼈 변형 심한 몽골 환자 새 삶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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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뼈 변형 심한 몽골 환자 새 삶 찾아
  • 김명원 기자
  • 승인 2013.09.1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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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자선수술 4차례 두 다리 정상 회복
대한민국의 뛰어난 의술이 양측 다리뼈에 심한 변형을 가진 몽골 저소득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임영욱 교수팀은 양측 대퇴골 및 경골의 심한 변형을 가지고 있어, 독립보행이 불가능한 몽골 울란바토르 출신 환자 통갈락 (Tungalag Jargalsaikhan 여, 27세)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새 삶을 선물했다.

통갈락은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출생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아 모친이 안고 있을 때, 신원 미상의 남성이 모친을 놀라게해 통갈락을 떨어뜨렸다.

당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통갈락의 가족들은 즉시 병원 진료를 보지 않았고, 통갈락이 생후 1년이 지났을 무렵 혼자 걷지 못했다. 이때만 해도 가족들은 아이의 성장이 느린 것으로 알았다.

결국 통갈락의 다리는 오른쪽 180도, 왼쪽 270도 돌아간 상태로 성장했으며,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도움으로 휠체어와 목발에 의존하며 생활했다. 경제적 문제와 장애문제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가내수공업 보조일로 끼니를 이어갔다.

이때부터 통갈락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 먹는 것으로만 스트레스를 풀자, 살이 찌기 시작했고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자살을 꿈꾼 것도 여러차례, 하지만 다행히 한국에서 파견 온 마을 성당의 김성현 신부를 만나 함께 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김 신부는 통갈락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한국 가톨릭의료협회에 의뢰했고, 협회는 서울성모병원에 부탁했다.

통갈락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서울성모병원은 진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고, 수술을 의뢰받은 임영욱 교수는 통갈락의 입국 전 의료적 상태를 파악한 후 수술이 매우 위험하나 수술 후 보조기구 없이 독립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통갈락의 입국을 허락했다. 그밖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체재할 곳과 통역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7일 입국한 통갈락은 일주일 후 임 교수의 외래 진료에서 불완전골형성증(양쪽 대퇴골과 경골쪽 휘어짐)을 진단받았으며, 11월19일 1차 오른쪽 다리 교정적 절골술 및 외고정술을 받았다.

이후 뼈가 붙기를 기다리면서 월 1회 임 교수의 외래진료를 보기 위해 서울 보문동 베다니아의 집에서 거주했다. 기거 중 병원 가정전문간호사의 방문 간호를 받았으며, 보행과 다리 구부리는 것을 연습했다.

7개월이 지난 올해 6월17일 2차 수술에 들어가 오른쪽 다리 윗부분 핀 2개를 제거했으며, 통 깁스 했다.

이어 임 교수는 통갈락의 왼쪽 다리 수술을 계획했다. 비록 오른쪽 다리 보다 상황이 심각해 좀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소견을 냈지만 다행히 7월22일 3차 수술(왼쪽 대퇴부위)을 시행했고, 마지막으로 8월19일 4차 수술(왼쪽 다리 하퇴부위)까지 마치면서 처음으로 두 다리 전부 정상 위치로 돌아왔다.

임 교수는 “통갈락의 상태가 심각한 만큼 치료에 많은 시간이 걸렸으나 다행히 수술 경과도 좋고 보행 보조기 없이 걸을 수 있게 된 만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 앞으로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통갈락은 “몽골로 돌아갈 때 걸어서 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뤄준 임 교수를 비롯한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은혜를 잊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두 다리를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 통갈락은 병원에서 입원과 외래진료를 통해 지낸 290여일 동안 총 5천200여만원의 치료비용이 발생했으며, 병원의 도움으로 전액 자선 감면 처리됐다.

한편 통갈락은 지난 8월 31일 퇴원했으며, 앞으로 1년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수술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외래진료를 받은 후 고향인 몽골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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