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의 약속,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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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약속,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1.07.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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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고명환 씨 모친 김안택 씨, 제주대학교병원에 3천만원 기부

7월1일 3천만원이라는 큰돈을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전달하기 위해 제주대학교병원(병원장 강성하)을 찾은 김안택 씨의 말이다.

김안택 씨는 지난 2009년 5월31일 7년간 병마와 씨름해 온 아들 故 고명환 씨(당시 27세)를 먼저 하늘로 보냈다.

명환 씨의 병명은 재생불량성 빈혈, 2003년 갑작스레 찾아온 아들의 병은 너무나 무서운 것이었고,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검게 타들어 가기만 했다.

그러나 병상에 있는 명환 씨는 “내가 아픈 건 엄마한테 잘 못해서 그런가 봐요, 병이 나으면 엄마랑 여행도 다니고 엄마한테 정말 잘 할게요. 그리고 이 병이 다 나으면 꼭 돈 많이 벌어서 아프고 힘든 사람들 도우며 살게요”라고 말하며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를 더 챙기려 노력했다.

착하고 순하기만 했던 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김안택 씨는 병이 나으면 꼭 그러자고 아들과 굳은 약속을 했다.

하지만 7년을 병마와 싸우던 명환 씨는 결국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먼저 하늘로 가게 된다.

그리고 명환 씨를 하늘로 보낸 지 2년, 김안택씨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제주대학교병원을 찾았다.

“먼저 간 아들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명환이처럼 아픈 사람과 바라보며 힘들어 할 가족들, 이런 사람들을 도우려는 것이 명환이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명환이 치료를 위해 애써주신 병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아들의 마음처럼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자 오늘 이렇게 병원을 다시 찾게 됐습니다”

“제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밭에 나가 일하며 모은 소중한 돈입니다. 아들의 뜻처럼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김안택 씨는 연신 눈물을 닦아 내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식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병원을 다시 찾은 모정에 병원 관계자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강성하 병원장은 후원금을 전달받으며 “오늘 저희에게 보여주신 명환 씨와 어머니의 귀한 뜻을 꼭 기억하며, 이 돈이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도록 하고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안택님이 병원측에 후원금과 함께 전달한 내용입니다.

“아들이 살아생전에 귀 병원으로 하여금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합니다.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할 아들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부족한 어미의 마음을 담아 귀 병원에 드리오니 필요한 곳에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했었습니다.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렵니다. -김안택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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