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새로운 타미플루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선욱)는 화학·나노과학전공 고수영 교수가 국내 최초로 새로운 타미플루 합성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새로운 원료를 활용해 국내 기술로 타미플루와 동일한 약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

타미플루는 현재 사용되는 유일한 경구복용 신종플루 치료제로 스위스 로슈(Roche)사의 제품이다. 하지만 타미플루의 원료인 시키미산은 중국산 토착식물인 팔각회향(스타아니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시키미산을 대체할 원료를 찾기 위해 세계 각국의 화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해 왔다.

고수영 교수는 식물이나 나무 수액, 또는 발효로 얻는 D-마니톨을 활용한 타미플루 합성법 연구를 성공하고 ‘D-마니톨을 활용한 타미플루 합성법(A Synthesis of Oseltamivir(Tamiflu) Starting from D-Mannitol)’ 논문을 발표했다.

고 교수는 손쉽게 대량으로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D-마니톨의 화학구조를 해체한 후 재배열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합성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일명 ‘고리화’ 전략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합성의 시작점이 되는 원료물질에 화학구조를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원료물질의 화학구조를 해체해 필요한 원소를 일직선 상에 나열한 후 마지막에 양 끝을 하나의 고리 형태로 연결해 원하는 최종물질의 형태로 만든 것.

고 교수는 “타미플루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미플루의 원료가 되는 시키미산의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타미플루의 원료로 D-마니톨을 활용하면 보다 저렴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합성법 개발은 순수 국내 기술로 이루어진 것으로 타미플루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6년 이후에는 국내 공정을 통해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교수의 논문은 지난달 24일 세계적인 화학 학회지인 ‘Journal of Organic Chemistry’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