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의사 한국 유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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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사 한국 유학기
  • 윤종원
  • 승인 2005.02.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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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의사 연수사업의 시작

캄보디아 의사 연수 사업의 시작은 한캄봉사회가 2003년 캄보디아 현지 의료봉사 활동 당시 이뤄졌던 프놈펜 의과대학 학장과의 만남을 통해서였다.

당시 프놈펜 의과대학측은 의사들의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제안을 안고 돌아온 신원한 회장은 낙후된 의료환경을 가진 캄보디아 의사들을 초청하여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1~2년간 연수를 시켜 본국으로 돌아가 양질의 의료 교육 사업을 함으로써 장기적인 차원의 근본적인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신념으로 그 행보를 활발히 했다.

그런 노력의 성과로 2004년도에 제1차 캄보디아 의사연수를 실시하게 됐다. 이에 앞서 2003년 12월에는 캄보디아 의사연수 후원회가 결성되어 장기적인 사업 토대를 마련하도록 했다.

캄보디아 의사 연수 과정에 참여할 의사들은 캄보디아 전국 6개주에서 지원자를 받아 캄보디아 의과대학 학장과 부학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13명의 선정위원의 사전 심의를 통해 선발되었다.

이들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각각의 선택과를 세부 전공하며, 외래, 병동, 수술실 등 병원 곳곳에서 해당과 스텝들과 함께 활동하고 병원의 선진 시스템들을 익히고 수술기법 등을 공부하기 위해 6명의 의사들이 지난해 3월 입국하였다.

캄보디아 의사들의 입국

캄보디아와는 달리 꽃샘추위로 한껏 추워진 날씨의 한국은 기온 차이만큼이나 이들에게는 낯선 땅이었다.

캄보디아와 한국의 시차는 불과 2시간. 그러나 날씨 탓인지 밀려오는 피곤에 한국에서의 첫날을 숙소에서 잠으로 보내야 했다.

이튿날 연수를 하게 될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이 처음 마주하게 된 병원은 우선 그 규모부터가 캄보디아의 병원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캄보디아의 병원은 시설이 그나마 낫다고 하는 병원들의 경우 단층의 건물들이 몇 채 늘어서 있는 것이 전부. 수술실이나 병동이나 시설과 환경적인 면은 이곳 한국 병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낙후된 것이 현실이다.

먼저 이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깨끗한 현대식 12층 건물과 부속건물이 있는 병원 외경. 병원을 들어서자 분주히 움직이는 병원직원들과 함께 천장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ATS(Auto Track System) 기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병원 첫째날과 둘째날은 병원 시설 곳곳을 돌며 시설 견학을 하는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병동을 일일이 돌며 간호사들과 토막 대화를 나누고 환자들의 상태와 병증을 살피는 순간만큼은 경력 의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특수파트들과 수술실, 중환자실들을 돌며 의사 중 한명이 질문을 하였다.

“도대체 기계 하나가 이렇게 비싸다면 병원 전체 물품들을 값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는 거죠?”

이들에게는 풍족한 의료기기들이며 장비들이 부럽고 놀랍기만 하다.
이들이 이날 본 의료기기의 약 80% 정도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었다.


병원에서의 생활

“이곳 한국에선 난 학생이지 의사가 아닙니다”의사 경력 10년차인 이브 비체트의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선진화된 의료기기들이나 첨단 의료시스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연수에 나선 6명의 의사들 모두 선진 의술 공부의 기회를 간절히 원했던 만큼 그 각오가 남달랐다.

병원의 수술실. 외부인의 통제가 엄격한 이곳에서 이들은 우리나라 의사들과 똑같이 수술복을 입고 진지한 자세로 수술이 진행되는 한순간 한순간을 놓칠세라 열심히 지켜보며 간단한 수술 전 후의 단계들을 돕는다.

마취과 전공 한명을 빼놓고 대부분이 외과 전공인 이들은 하루의 반을 수술실에서 보냈다.

그 외에는 병동을 라운딩 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강의를 듣고, 틈틈이 한국어 수업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의료진들의 각종 국내 학회에 함께 참여하여 한국 의료 학회의 운영과 내용에 대해 보고 배울수 있는 풍부한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한국 음식 적응 120%! 한국 생활 200% 만족!!

처음 입국해서 일주일 정도 지나 생활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갈 무렵부터 이들은 병원 주변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이 제일 궁금해 했던 것 중 하나는 왜 한국에는 중고품 상점이 안보이냐는 물음이었다.

“너무 새것이 많은 것 같아요. 돌아다녀 봤는데 중고품 상점이 안보이더군요. 혹시 사고 싶은 물건을 좀 싸게 살 곳이 없을 까요?”

그러던 그들도 한달이 되어 갈 무렵에는 전화카드에 만족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캄보디아 의사들이 연수를 시작한지 한 달 쯤 지났을 무렵 이들에게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 본 적이 있다.

이들 중 성격이 활달한 편인 씨 티락은 “한국 음식에는 120%, 한국 생활에는 200% 만족한다”며 한국 생활이 즐겁다는 말을 덧붙였다.

연수 소감(흉부외과를 전공한 닥터 마 쿤의 소감문 인용)

흉부외과를 전공했던 마 쿤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하였다.

“2004년 3월 28일부터 2005년 2월 28일까지 만 일년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흉부외과 연수를 위해 부천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연수를 위해 한캄봉사회와 순천향 대학병원, 부천제일교회가 후원해주셨습니다. 저의 9개월간의 연수기간 동안 저는 수술방에서 훈련을 받았고, 한국어를 공부했으며 토요일 아침마다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저를 도와주신 모든 후원인들과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진심으로 캄보디아 의사들에 대한 연수 지원이 지속되는 것과 캄보디아 환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심장병환자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캄보디아 의사 연수 사업이 갖는 의미

특히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공식적인 파견 허가를 내는 등 이들의 단체 연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양국간 외교 증진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림 쌈콜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2월 16일에 개최된 캄보디아 의사연수생 수료식에 직접 참가했다. 림 쌈콜 대사는 이 자리에서 캄보디아를 대표하여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캄보디아 의사 연수사업은 큰 공헌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하고 이를 통해 한국과 캄보디아 간에 깊은 유대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연수를 받은 지난 1년은 한국의 의술뿐 아니라 한국문화와 한국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따라서 고국으로 돌아가서 그들은 국가의 지식인층으로서 한국 문화 전파의 선도자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의사 연수 사업 경과>

2003년 2월 26일 한캄봉사회 설립
2003년 3월 5일 한캄봉사회 설리에 따른 발기인대회
2003년 7월 4일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NGO로 허가
2003년 12월 캄보디아 의사연수후원회 결성
2004년 1월 1일 제2대 회장으로 신원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장 취임
2004년 1월 12일 경기도청으로부터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 허가(제 571호)
2004년 2월 5일 제1회 캄보디아 의사연수위원회 개최
2004년 3월 8일 캄보디아 의사 한국 의료 연수 프로그램 시작
2005년 2월 16일 캄보디아 의사 연수 수료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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