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도 "페어플레이"정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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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도 "페어플레이"정신 있다
  • 윤종원
  • 승인 2005.01.28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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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들이 사회 관계 속에서 사람들과 비슷한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보인다는 침팬지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BBC인터넷 판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애틀랜타주에 있는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소의 연구진은 생물학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B"에 발표한 논문에서 침팬지들이 사람처럼 불공정한 상황에 대해 자신들의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을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마리씩 짝을 지어 침팬치들에게 같은 일을 시키고 한 마리에게만 더 나은 보상을 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짝지어진 두 마리가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을 경우, 한 마리에게만 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포도를 주면 오이를 받은 침팬치는 작업도구를 내려놓고 더 이상 일을 하길 거부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짝지어진 침팬지들이 원래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였을 때는 불공정한 대접을 참는 경향이 강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보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을 때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 흡사하다.

연구를 수행한 사라 브론슨 박사는 "인간의 결정은 감정적이기 쉽고 그 결정에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번 침팬지 실험의 결과는 어떤 주어진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반응이 한가지가 아니라 사회적인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진은 비슷한 사례를 흰목꼬리감기원숭이들 사이에서도 발견한 적이 있다. 브론슨 박사는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 중(생물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두 종이 공정성을 분별한다는 것이 밝혀진만큼 공정성에 대한 의식은 영장류들에게서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이 결과가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또 침팬지와 흰목꼬리감기원숭이가 불공정하게 대우받는 것은 매우 싫어하면서도 불공정하게 더 좋은 보상이나 행운이 주어졌을 경우에는 기꺼이 받아 들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이기적인 반응 역시 인간의 행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사람들은 어떤 형태든 불공정보다는 공정함을 선호하지만 대체로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불공정보다는 이득이 되는 불공정을 더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사람들 대부분은 물질적인 보상 자체보다는 심리적인 보상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들은 결과를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가 있다면 이를 무시하고 (불공평하지만)자신이 더 큰 몫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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