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심장 기형아라고 낙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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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심장 기형아라고 낙태하지 마세요
  • 이경철
  • 승인 2008.08.27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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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세종병원 의료진, 폰탄수술로 정상생활 가능
심장이 반쪽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선천성심장병도 조기에 진단하고 단계적으로 수술하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와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수진 과장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1년 동안 심장이 반쪽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 200명(수술당시 평균나이 3.4세)을 대상으로 심장 외부 인조혈관을 이용한 "폰탄 수술"을 시행한 결과 10년 생존률이 92%에 달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생존자 중 95% 이상은 정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했다.

특히 수술 위험성이 높은 85명의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는 인조혈관과 심방사이에 구멍을 남겨놓는 방법을 사용하자 10년 생존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물론 수술 후 재수술을 하거나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도 크게 줄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선천성 심장병 중 가장 심한 기형에 속하는 단심실 환자는 심장내에서 동맥피와 정맥피가 섞이게 된다.

따라서 보통 2-3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동맥피와 정맥피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먼저 이들을 분리시키는 수술을 한 다음 가슴 아래 부위의 동맥과 정맥피를 분리 시키는 폰탄수술을 마지막으로 하게 된다.

심장 내부로 인조혈관을 만들어줬던 기존 수술법과 달리 이 수술법은 심장 외부로 인조혈관을 연결해 동맥과 정맥을 따로 분리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의 장점으로는 수술하는 동안 심장 혈관의 막힘이나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부정맥 발생빈도가 적고, 혈류 역학이 매우 우수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 수술법은 김웅한 교수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저출산 경향이 지속되면서 태아 때 선천성 심장병이 진단되면 많은 경우 산모나 가족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거나 낙태와 같은 불법시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 수술법을 이용하면 심장이 반쪽인 선천성 심장병 아이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만큼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흉부외과 분야 국제학술지(The Journal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7월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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