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지역에 각종 질병 위험.. 정신질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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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지역에 각종 질병 위험.. 정신질환 확산
  • 윤종원
  • 승인 2005.01.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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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설사, 피부병 등 발병", 전염병 경고
아시아 해일 피해지역에 여전히 전염병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으며, 집과 가족을 잃은 이재민들 사이에 정신질환이 확산되고 있다.

파델라 차입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11일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지역에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나돌기 시작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지만 여전히 위험이 잠재돼 있다면서 경고 사인일 수 있는 설사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입 대변인은 주민들의 건강에 최대 위협요인은 깨끗한 식수의 부족이라고 지적하며 식수의 오염으로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가 나돌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WHO 의료단은 이재민들이 오염된 식수를 마시고,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폐렴, 설사, 말라리아, 피부감염증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피해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료진은 해일 발생 후 1주일을 넘기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리랑카 사인타마루투에서 자원봉사 의료대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 의사 도모코 야마시타는 해일로 집과 가족을 몽땅 잃은 이재민들이 가혹한 현실과 직면하면서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모코는 "주민들은 지난 며칠새 집에 돌아가 파괴의 현장을 보고서는 완전히 무너진다"면서 마을 거의 전체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한꺼번에 잃은 엄청난 손실은 당뇨병, 고혈압 같은 질병 뿐만 아니라 심리적 우울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모코는 "며칠 사이에 이런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었고, 나 혼자서만 수십명을 치료했다"면서 "이런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이재민들이 너무나 엄청난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일 이후 4천141구의 시신이 회수된 스리랑카 남부 항구도시 갈의 카라피티야 병원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해일의 거센 물살 속에서 사랑하는 딸의 손을 놓친 한 아버지는 병원 벽에 머리를 계속 찌어대며 창문으로 뛰어내리려 하고 있고, 어떤 환자는 멍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며, 또 다른 환자는 "바다가 다가오고 있다"고 혼잣말로 중얼대고 있다.

이 병원의 정신과의사인 로이반 박사는 해일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수십명 치료했다면서 이 환자들은 공격성, 불안, 일관성 없는 말, 자살 충동 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갈에서는 정신질환을 겪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5일 60명의 의대생을 대상으로 재난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다루는 요령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밖에 의학전문 뉴스사이트인 리콤비노믹스는 해일 피해지역인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한 감 시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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