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에반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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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에반게리온
  • 이경철
  • 승인 2008.01.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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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방영을 시작한 이후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여느 로봇 애니메이션의 영웅담과는 다른 캐릭터와 철학적인 세계관, 예측을 벗어난 복선 구조, 애절한 주제곡은 10년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당겼고 그 인기는 극장판 제작으로도 이어졌다.

학창 시절 이 작품을 "SF 애니메이션의 고전"으로 여기고 자라난 국내 20~30대 관객은 새로운 극장판 3부작 제작 소식으로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 영화가 지난해 10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자 예매가 시작된 지 25분 만에 매진됐고 인터넷 블로그에는 네티즌들의 리뷰가 속속 올라왔다.

극장 정식 개봉이 결정되고 언론 시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에반게리온-서"(제작 카라&가이낙스)는 일단 시각적으로 원작에서 성큼 앞으로 나아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작진이 "리빌드(rebuild)"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정도로 원화와 레이아웃을 3D CG로 다시 그리고 재구성해 음영이 살아 있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투장면을 거쳐 클라이맥스인 야시마 전투신에 이르면 눈을 깜빡이기 아까울 정도로 화려한 화면이 펼쳐진다.

인간형 생체 병기인 에반게리온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적 사도, 자신감이 없는 소년 조종사 신지, 표정이 없는 소녀 조종사 레이 등 캐릭터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시각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이 표현됐다.

줄거리는 총 26부작으로 된 원작을 바짝 압축했다. 영화는 이 부분, 즉 이야기 전달에서 주춤한다. 원작에서 천천히 하나씩 나타나는 캐릭터가 한꺼번에 등장하고 세밀한 심리 묘사도 축소됐다. 인물들의 얽힌 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이 중간에 불쑥불쑥 나오지만 부연 설명은 없다. 관객이 풍부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탓에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당황하기 쉽다. 반면 마니아 관객은 빠른 전개로 원작의 묵직한 분위기가 누그러진 데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결국 이 영화는 2, 3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 크게 만드는 작품이다. 부산영화제에 참석한 쓰루마키 가즈야 감독은 "TV판의 결말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새로운 3부작의 결말은 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작을 만들었던 안노 히데아키는 총감독을 맡았고 쓰루마키 가즈야와 마사유키가 공동 연출했다.

세컨드 임팩트의 충격으로 인류 절반이 사망한 지구의 도쿄 제3지구. 14살 소년 신지는 어렸을 적부터 떨어져 지낸 아버지 겐도의 호출을 받고 비공개 특무 조직 네르프로 향한다.

신지는 자신이 정체불명의 적 사도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생체 병기 에반게리온의 초호기 파일럿으로 선택됐음을 알게 된다. 신지는 혼란에 빠지지만 결국 에반게리온에 오른다.

신지는 늘 확신이 없는 자신과 달리 냉정하게 에반게리온에 오르는 0호기 파일럿인 소녀 레이를 만나게 된다. 신지는 전투에 투입돼 사도를 없애지만 또 다른 사도가 계속 나타난다.

관람등급 미정. 24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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