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부부, 8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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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부부, 80억 기부
  • 박현
  • 승인 2004.12.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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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에 암연구기금으로
익명의 70대 부부가 17일 서울대 의대(학장 王圭彰)에 폐암과 위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연구기금으로 써 달라고 80억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 부부는 남편은 폐암연구기금에 삼성전자 주식 1만주(주당 40여만원으로, 40억원 상당)를 부인은 위암연구기금으로 역시 삼성전자 주식 1만주를 각각 기부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의대에는 올해부터 (위암)소화기내과와 (폐암)흉부외과에 주식 배당금 각각 1억원(추정) 가량이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 부부가 서울대 의대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1996년. 당시 부인이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검사를 받던 중 초기단계의 위암이 발견됐다. 즉시 수술을 받고 완치되어, 현재는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당시 성심성의껏 진료해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

남편 역시 소화기내과에서 혹시나 하는 걱정으로 검사를 받았는데, 우연히 폐암이 진단됐다. 폐암은 여느 암에 비해 특히 조기진단이 어려운데, 다행이 일찍 발견할 수 있었고, 지난 1999년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받아 현재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

이들의 지인에 따르면 두 부부는 늘 자식들에게 탈무드의 격언을 강조했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최상의 교육이자 유산이라는 것.

"꼭 필요하지 않으면 돈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50여년 간 검소한 생활을 하며 모은 재산에 운이 더해져 적지 않은 재산을 모았지만 이들 부부는 자식들에게 필요 이상의 재산을 물려줄 생각이 없고, 자신들의 호사를 위해 쓰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후에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살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만 있으면 충분하고, 재산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긴요하게 쓰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서울대병원에 대한 감사의 뜻과 아울러,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의 진단 및 치료 연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의대 왕규창 학장은 “암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치료결과가 좋다”며 “두분의 숭고한 뜻을 기려, 위암과 폐암을 비롯한 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연구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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