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으로 다시 얻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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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으로 다시 얻은 아버지
  • 박현
  • 승인 2004.12.09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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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들의 신장과 간으로 투병 아버지 장기이식
가족간에도 사랑과 정이 메마르고 있는 요즈음, 가족 모두의 희생으로 죽어 가는 아버지를 살려낸 가슴 따뜻하고 감동적인 가족의 소식이 전해졌다.
화제의 가족은 현재 간이식을 받고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 중인 김근년(49세) 씨 가족.

10여 년 전부터 만성신부전을 앓아 온 김근년 씨는 혈액투석을 받아 오다 부인의 신장이식을 받기로 했지만 또 다른 질환인 간경화로 인해 그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이에 올해 7월 서울대병원에서 "신장과 간을 한꺼번에 이식하면 가능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이식수술을 결심했다.

이때부터 가족들의 사랑이 빛을 발했다. 가족 모두가 아버지이자 남편인 김근년 씨를 살리고자 자신들의 장기를 내어놓겠다고 말했다. 결국은 부인인 권애순 씨(48세)는 신장을, 아들인 김경일 씨(24세)로부터는 간의 일부를 아버지에게 떼어 주기로 했다. 물론 딸인 김선영 씨(22세)는 병상에 한꺼번에 누워있는 세 명의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간호를 해야만 했다.

국내에서도 불과 몇 차례 밖에 시행된 적 없었던 이번 생체다장기 이식은 지난달 22일 무려 1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현재는 먼저 퇴원한 부인 권애순 씨와 딸 김선영 씨가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는 김근년 씨를 돌보고 있고 김경일 씨는 홀로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

이들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생활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이번 대규모 수술로 인해 감당하기 힘들만큼 많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갖게 되었지만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한 가족간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삶에 대한 희망을 찾게 되었다.

서경석 장기이식진료실장은 "외국에서는 두 명의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며 "다행히 수술경과가 매우 좋아 이들 가족의 희생과 사랑을 헛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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