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부족으로 추가 인체실험에 어려움
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조류독감에 감염된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발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류독감 전문가인 충남대 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는 8일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에 대한 백신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지난해 12월 백신개발에 착수한 서 교수는 지난 2월 H5N1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8개 유전자 가운데 H5타입의 HA 유전자를 추출, 고(高)병원성을 제거한 뒤 이 유전자가 약독화(弱毒化)한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 중 HA 유전자를 대신토록 한 후 인체 세포에 접종, 재조합함으로써 백신균주를 만들어냈다.
이 백신균주를 접종하고 2주 가량이 지나면 항체가 만들어져 H5 타입 유전자를 지닌 슈퍼독감 바이러스가 침입하더라도 H5 타입 유전자가 체내 세포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해 바이러스를 퇴치하게 된다.
서 교수는 이 백신균주를 갖고 3개월 동안 원숭이 실험을 실시, 실험대상 원숭이 4마리 모두 고열이나 체중감소 등 부작용이 없었고 면역효율성도 높은 사실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이후 본인 스스로 백신균주를 접종해 인체 안전성을 입증했다.
서 교수는 "출현 1년 뒤 유행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활동주기를 볼 때 이번 겨울이 조류독감에 따른 슈퍼독감 창궐 가능성이 높다"며 "만일 슈퍼독감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경우 다른 선진국으로부터 백신을 지원받기는 거의 불가능할텐데 그런 차원에서 우리 독자기술로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의 연구만으로도 학자로서 개인적으로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연구비 부족으로 추가 인체실험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더 이상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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