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간암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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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간암 국소치료술 전문가 합의안’ 발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4.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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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암학회, ‘경계가 없는 간암’ 주제로 제18차 정기학술대회 개최
학문적 근거와 전문가 의견 체계적 정리…표준화로 의료 질 향상 기대

대한간암학회가 근치적 치료법 중 하나인 고주파열치료술(RFA)을 포함한 국소치료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대한간암학회(회장 최종영, 서울성모병원 내과)는 4월 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Liver Cancer without Borders’를 주제로 제18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간암 극복을 위한 ‘협력과 연대’라는 목적에 맞춰 간암의 역학, 진단, 치료, 예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의와 연구 결과가 발표됐으며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학과, 기초연구 등 다양한 간암 전문가들이 참여해 최적의 진료 및 연구 방법을 논의했다.

또한 간암학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대외협력위원회와 함께 국제간암학회(The International Liver Cancer Association, ILCA)와의 조인트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 심포지엄은 ‘Diagnostic and Therapeutic Synergies in Liver Cnacer’라는 주제로 간암 치료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국내외 간암 전문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종영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간암에 대한 경계도 없어지고 최근에는 치료법들이 너무 고도화되고 있다”며 “치료법들 역시 경계가 없어지는 경향을 보여 학술대회의 주제를 ‘경계가 없는 간암’으로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간암학회는 고주파열치료술(RFA)을 포함한 간세포암종 국소치료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 의견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최 회장은 “작은 간암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인 국소치료술은 아주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로 간암치료 가이드라인에서만 다룬 부분이 있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아주 디테일 내용들이 많다”며 “지금까지는 영상의학과 교수님이 주로 시술을 했지만 내과, 외과뿐만 아니라 다른과 선생님도 많이 알고 있는 게 조금 더 환자분한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이를 학술대회 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국소치료술은 1986년 이탈리아의 Livraghi 등이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처음으로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Percutaneous ethanol injection)의 치료 효과를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1990년대에는 고주파 전류를 이용한 고주파 열치료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이 개발된 이후, RFA는 간세포암종의 치료에 있어서 국소치료술의 표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10년대에는 internally cooled electrode 의 도입, 다중 전극을 이용한 RFA 기법이 개발되면서 RFA의 치료 효과가 향상돼 3cm 이하의 작은 간세포암종의 치료에 있어서 간절제술과 비슷한 생존율이 보고되고 있다.

RFA 이외에도 극초단파 열치료술(microwave ablation)과 냉동치료술 (Cryoablation) 또한 최근의 기술 발전으로 간세포암종의 치료에 있어서, RFA에 버금가는 치료 성적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30년간 RFA를 포함한 국소치료술이 다양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조기 간세포암종의 치료에 있어 간절제술과 더불어 근치적 치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방법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대한간암학회(회장 최종영)는 4월 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18차 정기학술대회 개최했다. ⓒ병원신문
대한간암학회(회장 최종영)는 4월 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18차 정기학술대회 개최했다. ⓒ병원신문

이와 관련해 이동호 연구이사(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는 “이로 인해 국가마다, 각각의 병원마다 국소치료술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치료가 시행돼도 실제 시술의 내용이 상이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시술을 시행 전 과정에 있어서, 환자 선택 및 시술 준비, 시술의 실제 과정에서 필요한 기법, 시술 후 환자관리와 추적관찰 등 국소치료술의 전반에 걸쳐 문헌 고찰을 통한 학문적 근거와 전문가의 합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표준화를 통한 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작업을 하게 됐다”면서 “또 이를 통해 간세포암종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어 간세포암종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는 의료인의 중요한 과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이사는 “이에 간암학회는 2023년부터 대한ITA영상의학회와 함께 간세포암종의 국소치료술에 대한 전문가 합의 의견을 제시하게 됐다”면서 “국소치료술을 시행하는 전반에 대해 자세한 기술을 포함한 전문가 합의 의견은 세계 최초로 작업해 공표한 것으로 실제 의료현장에서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분야의 간암 전문가들이 간세포암종의 진료를 하는데 많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학술대회에서는 진행성 간암의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최신 임상 결과들이 발표돼 주목 받았으며 액체생검, 수술 후 예후‧예측 모델, 진행성 간암 환자들에서 방사선색전술의 치료 효과, 간암의 영상학적 진단, 병리학적 예후‧예측과 관련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우수한 최신 간암 다학제 연구 결과들이 공유됐다.

또 전임의, 전공의,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실전 간암 치료’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의료진들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했으며 대한종양간호학회와 협력해 암 환자의 관리 교육, 간호, 정서적 지지에 관한 프로그램도 열렸다.

한편, 간암학회는 2년간의 작업 끝에 오는 6월 ‘한국인 간암 백서’를 발표한다.

김도영 기획이사(세브란스병원 내과)는 “대한간학회에서 ‘간질환 백서’라고 해서 10년 전에 처음 만들었고 두 번 개정한 적이 있는데 간암에 대한 내용이 많지 않고 여러 가지 치료법이나 그 역사, 전망, 정책 등을 충실히 담지 못했다”며 “간암학회에서 한 2년 동안 준비해왔고 지금 원고는 다 작업이 끝난 상태로 감수와 최종 교정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기획이사는 “오는 6월 전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출판은 따로 하지 않고 PDF 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며 “이를 보게 되면 간암의 어떤 치료법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등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가 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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