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좋지 않은 환자군에서도 완전관해율·전체반응률 ‘우수’
재발성/불응성 림프종 환자를 위한 강력한 치료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나며 환자들의 완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예후가 좋지 않던 재발성/불응성 림프종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로슈의 ‘룬수미오’와 ‘컬럼비’가 지난해 말 국내 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이에 한국로슈(대표이사 닉 호리지)는 CD20xCD3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성분명 모수네투주맙)’와 ‘컬럼비(성분명 글로피타맙)’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1월 3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 차기 이사장)는 이날 간담회 연자로 나서 “CD20xCD3 T세포 관여 이중특이항체라는 혁신적인 기전을 가진 룬수미오와 컬럼비가 작년 말 허가되면서 국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치료 성적이 앞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룬수미오와 컬럼비의 이중특이항체 기전은 하나의 표적만을 가지는 단일클론항체에 비해 특이적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가지고 있는 구조로 이뤄진다. 높은 특이성 및 표적 능력을 갖고 있어 표적 외 독성이 적고, 약물 내성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중특이항체는 암세포와 면역세포(T세포)를 결합시키는 작용으로, 룬수미오와 컬럼비는 B세포에서 발현하는 CD20과 CD3 항원을 타깃으로 한다”며 “이외에 CD19, CD79B 등 다른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도 계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소개했다.
림프종은 치료를 통해 60% 정도가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나머지 40% 환자는 1차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을 보이며, 특히 재발한 경우는 치료 성적이 매우 나쁜 질환이다.
이 중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은 림프 조직의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되어 생기는 비호지킨 림프종(NHL)의 한 종류로, 재발할수록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지난해 11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룬수미오’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을 위한 CD20xCD3 T세포에 관여하는 최초의 이중특이항체로, ‘기존 치료제가 없는 의약품’에 해당돼 2022년 11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GIFT, 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1호 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김 교수는 “룬수미오는 허가 임상을 통해 완전관해율(CR) 60%, 전체 반응률(ORR) 80%를 확인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국내 환자들에게 완치의 기대감을 높여줬다”고 소개했다. 또 “이 같은 좋은 효과는 22개월 정도로 지속기간이 길게 나타났고, 부작용도 3등급 이상은 보고되지 않는 등 안전성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교수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컬럼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DLBCL은 신체를 보호하는 ‘B세포’가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거나 증식하는 질환으로, NHL 중 약 40%를 차지한다. 질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공격적인 아형으로, 치료 차수가 늘어날수록 예후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기존에는 1, 2차 치료 요법에 실패한 재발성 및 불응성 DLBCL 환자들이 즉각적으로 쓸 수 있는 효과적인 3차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상황.
김 교수는 “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한 최초의 이중특이항체인 컬럼비는 허가 임상을 통해 완전 관해율(CR) 40%, 전체 반응률(ORR) 52%를 확인했다”며 “특히 임상에는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2차 치료 이상의 환자, CAR-T 치료 후 재발한 환자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대부분 1~2 사이클의 치료 내에서 반응을 얻으며 빠른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CAR-T 치료제인 ‘킴리아’와의 차별성에 대한 질문에는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 대답했다.
그는 “CAR-T 치료 후 재발한 환자는 이중특이항체 치료를 진행할 수 있고, 또 이중특이항체 치료에 불응한 환자는 CAR-T 치료를 받아 볼 수도 있다”며 “우선순위를 두기보다는 현장 상황에 맞게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단점 면에서는 “컬럼비는 CAR-T 치료제와는 달리 기성품으로 출시돼 신속한 투여가 가능하고, 입원할 필요 없이 통원 치료가 가능해 접근성이 좋다”며 “또 1회 치료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만큼 전체 비용적인 면에서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애매하다”라고 얘기했다.
한편 환자들의 치료 옵션을 더해준 ‘룬수미오’와 ‘컬럼비’는 추후 급여 등재라는 커다란 숙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