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투자가 비효율적?…“소방서는 왜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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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 투자가 비효율적?…“소방서는 왜 필요한가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6.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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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소청과 폐과 선언 이후 정부 대책 더딘 점 지적
이필수 집행부 저격…소청과 살리기에 관심 없고 간호법 이슈에서도 숟가락만 올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병원신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병원신문.

신생아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비효율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불도 안 나는 데 소방서는 지역마다 왜 필요한가’라며 응수했다.

무궁무진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소아청소년과를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만 두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임현택 회장은 6월 21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지난 3월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이후에도 정부의 정책이 더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현택 회장은 “폐과 선언 이후 보건복지부 2차관이 만남을 요청하는 등 성의를 보이긴 했으나 실질적인 대책은 더딘 상태”라며 “30년 넘도록 소청과 의사들은 참을 만큼 참았고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으니, 앞으로 동네 소청과 의원부터 희귀질환과 중증질환을 다루는 대학병원 소청과까지 그 회생 여부는 전적으로 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소청과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테스크포스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임 회장은 의료 현장의 근본 틀이 완전히 망가진 소청과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여러 해결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동네 소아청소년과부터 2차 병원, 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 이르기까지 소아청소년을 위한 의료인프라의 백년대계를 다시 세우자는데 테스크포스의 목적이 있다”며 “단순히 소청과 뿐만 아니라 소청과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외과, 소아심장흉부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안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이비인후과, 소아비뇨의학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마취과 등 소아 연관과 들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신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소청과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비효율적이지 않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한 임 회장이다.

소아청소년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존재라는 특성이 있고 향후 국가 발전을 위해서 그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소아청소년과라는 것.

임 회장은 “소청과에 대한 투자가 과도한 게 아니라 투자 자체가 전무하다”며 “부모들이 아이 키우는 데 보람을 느껴 둘째와 셋째 아이를 낳고 싶은데 치료 못 받을 걱정으로 못 낳겠다고 하는 게 현장의 목소리인데, 소청과에 대한 투자가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에 엄청나게 투자되는 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소청과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는 불도 자주 안 나는데 지역마다 소방서는 왜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다름없다”며 “오히려 엄청난 투자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소청과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 각 직역 모두에게 소송 같은 위험이 적으면서 합당한 대가가 충분히 지급되고 있다는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면 된다”고 부언했다.

이날 임 회장은 이필수 의협 회장을 비롯해 현 집행부가 소청과 살리기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간호법과 같은 대형 이슈에서도 간무협 등 약소 직역들 사이에서 숟가락만 올렸다며 정면으로 저격했다.

복지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 위원으로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이 임 회장을 추천했지만, 의협은 별도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만 답하고 단 한 번도 요청이 없었다는 것.

임 회장은 “이필수 회장은 취임 이후 1년이 넘도록 소청과 살리기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소청과의사회 차원에서 복지부 고위당국자 등과 이야기를 어느 정도 진척시키고 나니 뒤늦게 끼어들어서 마치 자신이 달성한 것처럼 얘기하고 다녔다”며 “이필수 회장 집행부에서 좋아진 것은 재활 2차 병원을 운영하는 이상운 부회장과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 정도밖에 없고 앞으로도 소청과를 포함한 필수의료뿐 아니라 의료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리라는 기대도, 예상도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간호법을 비롯해 의료계를 옥죄는 각종 악법과 관련해서도 매번 소통을 강조한 결과가 어땠나”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에도 굉장히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들었고 CCTV법, 면허강탈법, 실손보험법 등은 모두 통과시키고 간호법 하나 막았는데 그마저도 과연 이필수 회장의 공인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의 공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의협 회장이라는 위치는 책임을 지는 자리지, 맨날 숟가락만 얻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소청과의사회는 최근 폐과 선언의 연장선에서 ‘제1회 소아청소년과 탈출을 위한 노키즈존 학술대회’를 열었는데, 당시 700명이 넘는 소청과 전문의들이 참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임 회장은 “대부분의 회원이 강의 내용에 대해 호평했고, 구체적으로 더 배우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며 “9월 10일에 노키즈존 제2회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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