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두뇌 자극술, 뇌질환 치료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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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술 두뇌 자극술, 뇌질환 치료에 효과
  • 박현 기자
  • 승인 2015.11.03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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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자기장, 뇌세포를 직접 자극
비수술적 요법으로 부작용도 적어 안전

뇌경색을 겪은 강희망(여, 가명) 씨는 최근 경두개 자기 자극술로 새로운 삶을 찾았다.

강 씨가 처음 뇌경색 증상을 느낀 것은 지난 2014년 가을. 머리와 가슴에 매우 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응급센터로 후송됐고 정밀검사 결과 뇌경색이었다. 뇌경색은 일단 발병했다면 치료가 이뤄지더라도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응급실에서 뇌경색 급성기 치료를 신속히 받은 강 씨는 일부 운동기능이 손상됐다. 오른쪽 다리와 오른팔의 힘이 떨어지고 전체적인 균형감각이 감소했다. 모든 일상생활은 왼손으로만 해야 했으며 이마저도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급성기 치료가 이뤄진 후 운동기능 회복을 위한 포괄적 재활치료가 시작됐다. 재활치료가 시작되면서 걸음걸이 양상은 호전됐다. 하지만 2주간의 재활치료에도 오른쪽 팔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결국 의료진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기존 운동치료, 작업치료와 함께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을 권했다.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자기장 자극을 운동영역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서 운동 활성도를 변화시키는 치료법이다.

결국 강 씨는 총 4주에 걸친 치료 끝에 오른팔을 움직일 수 있었다. 보호자 없이 혼자서 식사와 화장실을 이용하고 볼펜을 쥐고 혼자 글씨도 쓸 수 있게 됐다.

◆경두개 자기 자극술, 뇌질환자에 선호

비수술적 시술인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이 뇌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두피에서 뇌를 국소적으로 자극해 뇌 질환으로 인한 여러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두피 외측에 단시간 지속되는 자기장을 생성, 자기장 파동의 에너지를 대뇌 피질로 전달시켜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이 때 자기자극의 빈도를 조절해 뇌세포를 활성 또는 억제시켜 원하는 치료를 유도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의료국에서는 많은 뇌질환 환자가 혜택을 보고 있다.

특히 다른 뇌질환 치료법에 비해 안전하며 일반적인 치료방법에 잘 듣지 않는 여러 장애의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약물치료나 정신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운동장애, 우울증, 강박증, 정신분열병, 치매, 두뇌기능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뇌졸중이나 기타 뇌질환이 발생한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만성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좋아진다는 국내외 보고가 다수”라며 “길병원에서도 다양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안전한 비수술적 뇌질환 치료법이다. 하지만 누구나 대상이 되진 않는다.기존의 전기충격요법은 전신마취 하에 이뤄지며 일부 인지기능의 저하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환자가 편히 의자에 누워 있는 동안 치료가 이뤄진다. 마취가 없고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환자의 약 20%가 경미한 두통을 호소하지만 일반적인 두통약으로 치료가능하다. 다만 시술 시에는 심한 소음이 발생하므로 시술 전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주요 적응증으로는 △뇌졸중 및 뇌질환 후유증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중추성 통증 △만성통증 △파킨슨병 △치매 △우울증 △연하곤란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질환이 있다고 모두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절되지 않는 심한 고혈압이나 저혈압, 심한 심장 질환, 인공 심박기 사용, 뇌 수술 후 두개 내 금속물 삽입, 간질,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 등이 있을 때는 사용이 권유되지 않는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치료를 결정하기 전 재활의학과 뇌신경재활 전문의로부터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심장검사, 뇌파검사, 뇌MRI 등을 시행해 검사한 후 정확한 자극 부위와 강도를 찾기 위해서는 운동유발전위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료결정에 앞서 치료 목적에 따라 각각 운동평가, 언어평가, 인지평가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매일 1회(약 40분 소요)씩 일주일에 5회를 2주간 이뤄진다.

한편 길병원 재활의학과는 비수술적 뇌자극을 위한 최신장비를 갖추고 다수의 뇌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술

100~200msec 정도의 매우 강력한 전기가 발생하는 전자기 코일의 강한 자기장이 활용된다. 자기장의 세기는 약 2Tesla 내외로 지구 자기장의 4만배에 해당한다.

이 에너지는 코일 아래 1.5~2cm 정도 영향을 미쳐 머리를 지나 두뇌로 전달된다. 결국 신경세포의 탈분극을 유도해 두뇌를 자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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