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MRI, PET 누가 더 똑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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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MRI, PET 누가 더 똑똑한가
  • 윤종원
  • 승인 2006.08.09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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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CT(전산화단층촬영)보다 MRI(자기공명영상)를 찍고 싶어요." "PET(양전자단층촬영)를 찍으면 암을 모두 잡아낼 수 있나요?" 진료실에 들어선 환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비싼 검사가 무분별하게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의료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런 현상은 수그러들기 어려워 보인다.

한 가지 검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오죽 좋으련마는 이런 검사들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어서 우리는 상황에 따라 최선의 검사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 CT는 MRI보다 부정확하다? = 물론 그렇지 않다. CT의 막강한 장점은 X-ray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인체 단면을 촬영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X-ray를 이용하는 CT는 뼈의 미세 골절, 뼈처럼 석회화된 병변, 뇌출혈 등을 MRI보다 민감하게 찾아낸다.

또 촬영 시간이 짧은 CT는 숨쉬는 폐, 박동하는 심장, 연동운동하는 장 등 움직이는 장기를 촬영하는 데 유리하다.

검사 종류와 촬영 부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MRI, PET에 비해 싸다는 것도 CT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CT의 단점은 소량이지만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점, 혈관을 촬영하거나 조직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종종 사용되는 조영제라는 약물이 신부전 환자나 약물 과민반응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 해상도가 뛰어난 MRI =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의 가장 큰 장점은 CT와 달리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근육과 인대, 뇌 신경계, 종양 등 연부조직을 촬영하는 데에는 MRI의 해상도를 따라올 검사가 없다.

MRI는 무엇보다 신경계를 촬영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대표적인 예로 MRI는 급성 뇌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CT를 제치고 우선적인 진단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 간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연부조직 암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만 촬영 시간이 길어 폐쇄공포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행하기가 어렵고 아주 적은 양이라고 해도 금속성 인공치아, 척추 보형물 등의 금속물질을 갖고 있으면 진단에 방해가 되며 인공 내이(內耳)나 구형 심박동기 등의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MRI도 검사 시간이 단축되고 있어 심장 근육의 상태를 평가하거나 크론씨 병 등 염증성 장질환의 범위를 파악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 PET, 모든 암을 잡아낸다? = PET의 가장 큰 특징은 F-18 FDG(fluorodeoxyglucose)라는 포도당 유사체를 이용해 대사 상태를 촬영한다는 점이다.

이 검사는 주변 조직에 비해 포도당 대사가 항진되는 악성 종양, 간질, 알츠하이머병, 염증성 질환 등을 진단하는 데 유리하다. 이것은 때에 따라서는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다.

우선 암과 단순한 염증을 구별할 수도, 해부학적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줄 수도 없기 때문에 암 진단 초기에는 괜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

뭐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검사를 중단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저런 검사를 하느라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고생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암을 PET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변으로 배설되는 FDG의 특성 때문에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생긴 암은 구별해 내기가 어렵다.

또, 폐암의 일종인 세기관지폐포암(bronchioloalveolar carcinoma), 위암의 일종인 반지세포암(signet ring cell carcinoma) 등 일부 암은 조직의 특성상 FDG 대사율이 낮아 PET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암의 존재가 확인된 뒤에는 PET은 전이암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암의 치료효과를 판정하거나 재발 여부를 평가하는 데 요긴하게 쓰인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원준 교수는 "PET을 시행하면 PET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30% 이상에서 치료방침이 바뀐다는 보고가 있다"며 "3분의 1 정도에서 수술을 하려던 환자가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거나 수술을 할 수 없을 줄 알았던 환자가 수술을 받게 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PET은 비싼 검사지만 적절히 이용하면 오히려 의료비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도움말: 서울대학교병원 진단방사선과 구진모 교수, 핵의학과 강원준 교수)
<의학전문기자ㆍ가정의학전문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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