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에 대한 차별‧불이익 금지, 진료전달체계 확립 등 지원 요청
올해 4월 창립한 임상우울증학회가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입법 및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며 4가지 정책 개선 방안을 국회에 제안해 주목된다.
임상우울증학회(회장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명예교수)는 11월 17일 ‘2024년 추계학술대회 및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학회는 학술대회 축사를 위해 방문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게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4가지 정책 개선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학회는 먼저 만성질환으로 치료받는 중이거나 신체의 이상 증상으로 일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숨은 우울증 환자’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 일차 의료 현장 또는 환자 스스로 사용 가능한 우울증 진단 및 치료술 개발과 보급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일차 의료 전문가들의 우울증 환자 관리 효과 제고를 위해 일차 의료에서 수행되기에 적합한 우울증 진단 및 치료 절차의 표준화가 필요하며, 일차 의료 현장에서 우울증 치료와 관리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는 것.
이어 지역사회에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의 의뢰 및 회송 등 적절한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의료 현장에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최신 지식과 경험의 공유가 촉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서 우울증 환자에 대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금지하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앞서 한지아 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회 차원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지아 의원은 “국내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1위”라며 “국민들은 우울증에 대한 인식 부족과 치료에 대한 거부가 크고, 그동안 우울증 치료에 대한 규제로 인해 일차 의료에서 우울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정부는 기존 10년 주기로 시행되던 일반건강검진 내 우울증 검사를 20~34세의 청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고, 다양한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는 ‘전 국민 마음건강 투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회 차원의 정신 건강증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모든 국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정책 마련과 제도개선 등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특히 환자와 의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유익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 및 연수강좌에서는 우울증 병리 및 기전, 우울증 진단법 및 평가, 최첨단 Digital 기기를 이용한 우울증 진단 및 치료, 캐나다 우울증 진료지침 등이 발표됐다.
또한 수면장애를 동반한 우울증 관리, 비만 환자의 우울증 관리, 심혈관질환과 동반된 우울증 관리, 위장관질환과 동반된 우울증 관리를 주제로 여러 만성질환과 동반된 우울증 관리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이밖에도 우울증 약제별로 SSRI(escitalopram, sertraline), SSRI, SNRI 및 Mirtazapine, Vortioxetine, Agomelatine 등 다양한 항우울제의 기전 및 사용법에 대한 내용과 우울증 심리상담, 노년기 우울증 진료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김영식 임상우울증학회 회장은 “학회가 전 국민의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일차 의료에서 의사들이 우울증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을 되고자 정책적, 법적 개선을 통해 우울증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학회는 우울증 진료의 활성화로 우울증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건강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