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시행 위한 재정확보 방안에 민주당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 받아
전체적으로 지역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공급체계 다양한 해결 방안 제시
5개 원내정당의 보건의료분야 공약을 평가한 결과 전체적으로 지역의료 강화와 의료공급체계에 있어 다양한 해결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공약 시행을 위한 재정확보 방안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아 주목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4월 3일 오후 2시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을 맞아 5개 원내정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의 공약에 대한 분야별 전문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경제, 부동산, 정치, 사회 분야(보건의료, 사회복지, 소비자)로 나눠 분야별 전문가 평가위원단 24명이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서면으로 공약의 가치성(개혁성), 구체성, 적실성(실현가능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보건의료의 경우 현안 문제인 지역 공공의료 강화와 의료공급체계에 있어 다양한 해결방안들이 공약으로 제시됐다면서 시행을 위한 재정확보 방안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력양성과 관련해 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공공의대 신설을 통한 보다 실효성 높은 공공의사 양성방안을 제시한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의대 신설과 지역필수의사제도입을 통한 의사 확충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간병비 해소 방안에 대해선 민주당은 요양병원 입원환자 서비스 확대, 국민의힘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대상 확대, 녹색정의당은 공공병원 및 종합병원이상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실시를 제시해 차이를 보였다.
◆보건의료 특성, 공약에 잘 반영한 민주당
먼저 민주당은 보건의료 체계에서부터 국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까지 아우르는 공약을 제시했으며 일부 공약에서 재정확보 방안 등이 구체적이지 못하나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보건의료의 특성을 공약에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전체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실련은 의대정원 및 의료시스템에 대한 체계화가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보건의료체계에 대해 △공공‧필수‧지역의료 개선방안 △대국민 보건지원시스템(간병인, 주치의제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희귀성 질환 지원 등 다방면에 걸쳐 큰 담론으로 공약을 적절시 제시하고 있다면서 보건R&D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지향적, 예방적 의료 보건체계를 제시한 점은 돋보인다고 평했다.
또 의대정원 확대와 지역 필수 공공의료 방안으로 제시한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신설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존 의대정원 확대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개혁적이며 구체적인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공공의료 사관학교와 지역의사제, 전공의와 간호사 처우개선,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 등은 국민과 의료계에서 제기된 문제를 담보하고 있으며 재정확보장안도 해결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 현재 의료계의 건보재정 건전성에 대한 재정지출 효율화 대책이 부재한 점과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기능강화 및 의료인 공제조합활성화 등은 현행 의료감정제도의 공정성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개혁성이 낮다고 봤다.
경실련은 “전체적으로 추가적인 대규모의 재정확보가 요구되는 공약은 아니고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공약들이 잘 구성돼 있다”며 “단계별 목표와 성과지표 역시 구체적으로 잘 제시된 점 등은 국민의 요구도와 재정확보면에서 전반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 공약의 구체성은 높지만 비전과 정책 부족한 국민의힘
여당인 국민의힘의 공약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내렸다. 경실련은 국민의힘 공약이 구체성은 높지만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비전과 정책 방향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정책의 내용이 전체적인 방향성 없이 백화점식 나열 수준에 그쳤다고 평했다.
또한 보건의료 산업화 공약 비중이 높고 의료체계 왜곡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반개혁적 정책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초고령사회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 추진 △치매안심센터 치매 공공 후견사업 확대 △지역의료격차해소를 위한 지역의대 신설과 지역 공공병원 육성방안에 대해선 취약지 의료공백을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보건의료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현안이 되는 문제에 집중해 의료정책에 대한 지속가능한 비전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경실련은 특화된 계층에 대한 맞춤형 일부 공약은 재정확보도 수월하고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소아청소년 1형 당뇨환자 부담경감, 2030 청년 화농성한선염중증 피부질환 지원 정책 등은 오히려 정책이라기보다 하나의 보건의료사업으로 더 적합한 정책으로 판단했다.
특히 보건의료 공약의 상당부분을 의료산업화 정책에 집중한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이 국가책임이라는 본질은 간과되고 시장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공공의료 강화정책은 매우 취약하고 상당 부분이 의료산업화와 연계돼 투입될 재정비용의 추계가 어렵다면서 민간 자본의 유입을 통한 공약의 실천은 이윤 극대화를 통해 보건의료 체계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평가를 기반으로 경실련은 “국민의힘의 공약이 전반적으로 방향성을 상실한 백화점 나열식 정책으로 선심성 정책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국내 의료체계의 문제가 전면에 부상한 시점에서 보건의료에 대한 미래상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적실성이 낮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누적된 의료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비전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확보 부족한 녹색정의당, 공약의 구체성 결여된 개혁신당
녹색정의당과 개혁신당은 전체적으로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재정확보 방안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새로운 미래는 보건의료 공약 자체가 없었다.
녹색정의당은 공공의료 확충 및 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기존의 의료체계와의 조화 또는 발전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 부분의 공약이 재정확보 방안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경실련은 “현재 보건의료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공공의료와 지역의료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단계별 성과지표와 투입재정에 대한 확보방안이 미흡해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정책 중 공공병원 우선 시행, 상급종합병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병원의 모든 병동 전면확대 실시 방안은 질환의 중증성을 고려해 우선 적용 대상을 선정해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건강보험 보장률 80%, 병원비 연간 100만원 상한제, 전국민 상병수당 등에 대해서는 재원마련 방안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고 제안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초기 및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적인 투입이 요구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수가 체계 변화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신포괄수가제와 성과기반 지불제도의 도입 여부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논의가 필요하며 실현가능성이 낮은 정책이라고 평했다.
지역의료활성화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개혁신당에 대해서도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개선보다는 대중적 방안 제시에 그쳤다고 봤다.
상급종합병원 분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어떻게 해결할지 보건의료에 대한 체계적이고 단계적 실천‧발전방안이 미흡하고 지역 의료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적실성도 낮다는 것.
특히 경실련은 “지역소멸 해소 방안으로 의료문제 해결을 제시했지만 의료문제와 지역 문제가 혼재돼 그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다”면서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공약이 제시됐다고 보기 어렵고 대부분의 경우 예산 및 재원확보 방안도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