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 가는 교실…현실화 된 의대 교수 사직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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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 가는 교실…현실화 된 의대 교수 사직 행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3.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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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기점으로 대부분 의대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서울의대·고려의대 교수들도 총회 열고 자발적 사직서 제출 중
텅 비어있는 의대 교실. (사진=연합).
텅 비어있는 의대 교실. (사진=연합).

의대 교수들과 미래의 의료계를 이끌어 나갈 의대생들이 모두 떠난 ‘텅’ 빈 교실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대로 3월 25일부터 사직 행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인 3월 24일 정부가 전공의 처분 유예와 함께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의료계와 건설적인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2,000명 증원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타협은 없다는 입장인 의대 교수들의 굳은 마음은 이미 전공의·의대생들과 함께 병원 및 교실을 떠나고 있는 것.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은 3월 25일을 기점으로 개별적 사직에 나섰다.

우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된 협의나 논의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정부의 배정 철회 없이는 협의나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사실상 전의교협도 제자들과 뜻이 같다는 사실을 재확인 한 것이다.

전의교협은 “2,000명 증원은 절대 수용 가능하지 않고 협의 대상도 아니다”며 “예고한 것처럼 3월 25일부터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과 별개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3월 25일 성명을 내고 책임지고 있는 환자 진료가 끝나는 대로 병원과 대학을 떠나겠다고 전했다.

해당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담대, 한양대 등 19개 의대가 참여했다.

이처럼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을 결의하고 있는 중이다.

고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 전임·임상교수들은 3월 25일 각각 모여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 아산·울산·강릉아산병원 교수들도 전임교원 65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430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알려졌다.

3월 25일 열린 ‘고려대학교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3월 25일 열린 ‘고려대학교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국립의대의 맏형 격인 서울대학교의과대학 교수들도 의대정원 증원 정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나설 전망이다.

방재승 서울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25일 총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의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상당히 많은 수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단 2달만에 세계 회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 직전에 몰렸다”며 “1만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최소 5년을 후퇴하는 것으로 모자라 회복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방 위원장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후에 제반 환경이 달라져 철회하는 교수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를 비대위 차원에서 일괄 제출 및 철회시킬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공의, 의대생의 뒤를 이어 의대 교수들도 정부를 향해 명확한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만큼 향후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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