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350명 규모 주장은 자가당착…공공의대와 특수목적의대 신설 촉구
“정부는 의사 눈치 보지말고, 국민만 보고 정책을 추진하라.”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등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최근 의료계의 의대정원 증원 적정 규모가 350명이라는 주장에 대해 근거도 없는 자가당착이라며 의대정원을 OECD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3,000명에서 6,000명을 추가 증원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1월 11일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규모 발표 시점이 임박하자 규모라도 줄여보겠다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 의료계의 이중적 행태는 한심하고 실망스럽다”며 “과연 이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다룰 의사 양성을 맡겨도 좋을지 의문이다”고 비난했다.
과학적·객관적 근거 운운하며 의대정원 확대정책을 발목잡아 시간끌기 하다가 뜬금없이 18년 전 축소했던 정원이 적정규모라며 원상복구하자는 의료계 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
이들은 “정부는 의료계의 한심한 작태에 흔들림 없이 국민만 보고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대정원 확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의사 부족과 불균형 문제는 심각하다. 그 주요 원인은 의사인력 배출이 지나치게 과소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대정원은 2000년 3,500명 수준에서 2007년 3,058명으로 감소돼 의대 졸업자 수는 2010년부터 인구 10만 명당 8명 이하에서 정체됐다. 반면 OECD 국가의 의대 졸업자는 2018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13.1명으로 우리나라와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공급량과 의사수용량(의료이용량)의 최근 추세를 반영, 인력을 추계하면 2018년 기준 2040년에는 3만9,000명의 의사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입학정원 4,000명 이하면 중장기적으로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5,000명 이상이면 2040년 정도에 공급부족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가 2030년에 OECD 평균 수준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3,000명에서 6,000명 이상을 즉시 추가로 증원해야 한다”며 “의사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입학정원을 늘려 의사 총량의 증가를 통해 지역 간, 부문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나 단순히 의대정원 증원으로는 의사 배치를 강제할 수 없다.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의사양성방식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역필수의료에 의무복무할 의사를 선발하여 교육‧양성하는 공공의과대학을 권역별로 신설하고, 국군‧보훈‧경찰‧소방‧교통재활‧산재병원 및 법무부 교정시설의 의사 확보 등을 위해 특수목적의대 설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많은 국민이 의사확충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단체는 의대정원 확대 시 진료거부 등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국민들은 지난 코로나19 국가 재난 시에도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단체의 실력행사와 이에 속수무책으로 정책추진을 중단했던 무능한 정부에 분노했다”며 “만일 정부가 의료계 눈치 보느라 정책이 후퇴되거나 지연된다면 민심은 정권심판론으로 기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정부에 경고했다.
끝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 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과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대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21대 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방안과 함께 추진될 수 있도록 지체없이 처리해야 한다”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인 국민은 정책 책임자인 정부여당과 다수석을 가진 야당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현명한 정치를 하는지 지켜보고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