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 2023] AI 테크놀로지와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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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 2023] AI 테크놀로지와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11.30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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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그중에서도 비대면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익숙해진 게 가장 큰 변화로 손꼽힌다. 이런 비대면 서비스는 의료계와 헬스케어 시장으로 넘어왔고, 많은 IT 관련 기업들은 각자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비대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HC 2023 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를 선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을 살펴봤다.

◆ 좌장: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 패널: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센터장,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선행기술연구소 소장, 이해성 삼성화재 헬스케어사업담당자, 이영아 LG유플러스 CSO부문 전문위원,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본부 상무.

KHC 2023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패널들. ⓒ병원신문.
KHC 2023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패널들. ⓒ병원신문.

■ 좌장: 패널들은 기업 소개와 함께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어떤 사업을 주로 추진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 차동철: 정부 주도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지 연구하고 있고 헬스케어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가 갖고 있는 인공지능 보이스 테크놀로지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등 전체로 보면 사실 B2B, B2C를 모두 공고히 갖추고 있는데 이렇게 모인 데이터가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최선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케일이 작은 기업이 하기 힘든 의사와 의료계를 대상으로 한 솔루션인데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보이스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기술을 사내병원에 사용하고 있다. 가령 환자 개인이 의사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나 단어를 적어주면 그것에 맞춰 환자의 이름과 개인정보 등을 참고해 맞춤화된 코멘트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또한 스마트 서베이라 불리는 EMR 적용 솔루션이 있다. 이는 문진을 할 때 환자의 답변이 바로 의료용 차트로 전환돼 EMR로 연동되는 기술인데 3년 가까이 네이버 사내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외부 병원들도 사용할 수 있게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클로버 노트라는 진료실에서 마이크를 앞에 두고 환자와 의사가 대화하면 모든 기록이 자동으로 출력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의료진 외에 진료실 밖 병원 종사자들을 돕는 병원 운영 및 경영 솔루션을 네이버 자체 프로젝트(커넥터X)로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날의 메신저 내용이나 이메일 내용을 모두 취합해 오늘 할 일은 무엇이고 내일 중요한 일정은 무엇인지, 특정 일정의 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1차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현재 태스트 중이다. B2B, B2C 모두 좀 더 조화롭고 매끄럽게 서비스받을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있다.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선행기술연구소 소장. ⓒ병원신문.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선행기술연구소 소장. ⓒ병원신문.

■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가 지난해 3월에 설립한 별도의 자회사다. 내부 부서는 아니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다양한 전문가를 채용해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카카오헬스케어가 가장 핵심적으로 하고 있는 B2C 사업으로, 프로젝트 감마라 불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은 프로젝트 감마는 1형 당뇨 환자들과 2형 당뇨 중 인슐린을 맞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환자 모니터링을 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이드를 제공하는 의료기기다. 덱스콤 라이센스를 받아서 연동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두 번째는 프로젝트 델타라고 해서 헬스케어 리서치 스위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병원들이 데이터를 갖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다기관 연구 리서치 플랫폼이다. 세 번째는 디지털 프런트 도어인 프로젝트 베타다. 환자들은 병원에 오기 전부터 많은 선택을 한다.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의사를 선정하며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카카오톡 베이스로 지원하는 솔루션이 프로젝트 베타인데, 일종의 디지털 현관을 만드는 개념이다. 현재는 주로 상급종합병원 위주로 제공을 하고 있으며 EMR 연동 등도 모두 가능하다. 나머지 2개는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것들인데 하나는 프로젝트 시그마라고 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근골격계 질환 가상 진료 시스템이다. 마지막 하나는 정신질환 모니터링 환자 관리 솔루션인 프로젝트 뮤다. 이는 수가 문제 등 때문에 미국에서 우선적으로 도입하려 하며 미국의 다수 병원들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헬스케어는 B2B부터 B2H B2C 모든 분야에 대해 제대로 된 사업을 해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이해성: 보험회사가 패널로 나온 것을 약간 의아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여러 헬스케어 사업을 설명하고 이해도를 높여 향후 병원 관계자들과 새로운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참석했다. 삼성화재는 다양한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흔히 말하는 생활 서비스 선도 기술을 기반으로 초연결된 사회에서 개인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표를 최근 세웠다. 얼마 전 당뇨 관리 앱 등을 출시했다. B2C뿐만 아니라 B2B까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기업 임직원들의 건강관리 특히, 건강검진을 대부분 받고 있을 것인데, 검진 이후에 건강관리를 하려 하거나 유소견자 또는 평소 건강에 관심이 있는 임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현재 가입자는 55만 명가량 되고 하루에 약 8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이다. 그 주된 목적은 AI를 기반으로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예측 서비스를 제공는 것이다. 그렇다고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 내에서 웰니스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두 가지를 서비스하고 있다. 하나는 만성질환 관리, 다른 또 하나는 최종 비만 관리다. 만성질환 관리의 경우 여러 파트너사의 혈압계, 혈당측정기, 체성분측정기 등 15개의 기기가 연동돼 있다. 현재 삼성 그룹의 6개 회사가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강북삼성병원과 추가적인 개발을 진행해 마음 건강과 관련된 부분도 탑재하려 한다. 이 안에는 AI 기술과 영상 관련된 기술이 다 녹아 들어가 있다. 11월 28일 오픈한 식사 프렌즈란 앱은 음식 사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협력 파트너들이 음식에 대한 칼로리와 영양 분석을 통해 만성 질환자와 중증 질환자의 식단 케어를 전화와 문자 등으로 도와준다. 즉, 건강증진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고객이나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전에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질환에 걸렸을 경우 적절한 케어와 관리를 해준다는 의미다. 아울러 다양한 라이프 로그 데이터들을 모아 병원에 가면 의료진이 참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연속 혈당측정기 등 추가적인 기기들을 연결하려고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평소 자세를 분석한다든지 등 오프라인 웰니스센터 혹은 온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함께 연결하는 부분도 준비해 놨다. 이는 삼성과 애플 워치 등에도 연동되도록 할 것이며 이후 연동된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보험 고객 대상도 있지만, 일반 국민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질환이 걸려서 외래를 가서 진단받고, 입원하고, 수술하고, 퇴원하고, 재택 치료를 하는 구조에서 그 앞과 뒤를 디지털 중계를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협력 파트너와의 데이터 융합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두 번째는 의료기관, 학회, 제약사들과의 협업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건강보험 가입자 정보는 약 800만 명인데, 시계열로 모아놓은 8년 치 데이터가 있다. 당연히 비식별화된 정보이며 앞으로 연구에 관심 있는 의료기관과의 교집합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에도 필요하다면 데이터 모델을 제공해 방대한 보험 데이터를 통한 연구를 돕겠다.

이영아 LG유플러스 CSO부문 전문위원. ⓒ병원신문.
이영아 LG유플러스 CSO부문 전문위원. ⓒ병원신문.

■ 이영아: 앞에 삼성화재와 비슷하게 통신회사인 LG유플러스에서 무슨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디지털 기술 혁신과 의료기술의 융합으로 변화돼 새롭게 태동하고 있는 분야라고 생각을 하며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 모든 데이터라는 것은 사실 통신으로 움직인다. 통신회사는 B2C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서비스 측면에서 헬스케어를 바라보는 부분이 있다. 데이터 주도 의료라는 것은 현재 근거 중심의 의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개념이기에 개인맞춤형 의료의 수월한 정착을 도울 수 있다. 헬스케어는 크게 나누면 예방, 진단, 치료, 관리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중에 LG유플러스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예방과 관리 분야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삼성화재처럼 웰니스 전체를 다루진 않고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나 몇 가지 AI 웰니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즉, 라이프 플랫폼 쪽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장년층에 대한 맞춤형 건강관리, 다른 하나는 MZ 세대 등 청년층의 멘탈케어, 마지막 하나는 시니어 안전 관리다. 우선 건강관리 서비스는 현재 엄청 주목받는 분야인데, 앞서 카카오헬스케어와 삼성화재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데이터 수집 단계에 있긴 하나 향후 혈당과 식사 정보, 운동 정보 등을 꾸준히 모을 예정이다. AI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의 식후 효율성 상승 예측 모델 등을 개발하고 사용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멘탈케어인데 이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선택해서 일기를 쓰면 챗GPT를 탑재한 AI 상담사가 일기를 기반으로 감정 상태를 찾아주고 답장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사용자의 일기 내용에 따라서 지지와 응원, 위로를 제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심리적인 위안을 얻어 일상 속에서 마음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 시니어케어는 보건복지부 과제로서 실시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의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AI를 활용해서 지원하는 서비스다. 개발 과정에서 네이버와 협업해 자살 충동 여부, 우울 정도 측정, 움직임 형태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예측 위험도를 관리자와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하려 한다. 단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같은 정부 사업(B2G)은 대기업에 좀 제한이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나 수익성보다는 관련 기술의 성숙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AI 음주 관리 서비스가 있다. 스스로 자신의 음주가 어느 정도 되는지 그리고 음주가 과다한 사람은 술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채팅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의 일상생활에 즐거움을 더해주기 위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주로 하고 있다.

■ 신용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기술을 활용하는 데 익숙하다. 예를 들어 코파일럿이라 불리는 AI비서는 통해 워드와 엑셀 등에 작성된 내용을 스크롤하면 바로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준다. 아울러 워드 안에 머리말이 없으면 머리말까지 만들어 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팀즈라는 화상회의 솔루션은 아무리 많은 인원이 회의를 하더라도 그 회의록을 알아서 작성한다. 그리고 회의록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 질문을 해도 매우 적절한 답변을 해준다. 이러한 제품들은 의료분야에 있어서도 임상 노트를 작성하거나 의사들의 진료 및 치료 내용을 알아듣고 이를 요약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의학 행위에 있어서 수술의 숙련도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오픈AI의 하나의 챗GPT와 관련된 여러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업체를 대상으로는 EMR 등을 외국에 수출할 때 서비스 프로바이더들과 연합해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고 특히, 해외 진출 과정에서 생기는 각국의 규제들에 적합한 아키텍트를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금융 분야에 있어서 챗GPT나 오픈AI를 활용해 여러 엔터프라이즈 기업들, 금융기관 기관들과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전자금융감독 규정상 모든 데이터를 한국 내에 저장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준수하기 위해 국내 데이터센터에 모두 저장을 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에 의해서 감사도 받고 있다. 만약 비슷한 기술이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사용된다고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들을 여러 의료진이 사용하고 그 데이터를 한국에만 저장한 후 보건복지부 등 한국 정부의 감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똑같은 영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인종마다 말투와 발음이 다른데, 현재 챗GPT의 경우 이런 차이점을 빠르게 판단해 대응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를 의료현장에 적용하면 다급한 상황이 많은 의료기관 안에서 챗GPT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케이스를 수용한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 운영까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병원신문.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병원신문.

■ 좌장: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AI 활용이 헬스케어 분야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신약개발 진단, 처방, 치료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영역부터 질병 예방, 건강관리 등 개인맞춤형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볼 때 이 가운데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오고 있는 분야는 어느 분야이고 각각의 회사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현재 주안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 차동철: 지금 생성형 AI 기술들은 이미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진료를 보는 의사로서 제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 채팅이다. 최근 미국의료정보학회에 가서 실제 자동 채팅 프로그램 데모를 본 적이 있는데, 아이디어는 굉장히 심플하다. 예를 들어 과거 교수가 회진을 돌 때 전공의와 간호사는 직접 손으로 교수의 지시사항과 멘트를 차트에 적고 실제 처방과 치료로 이어지도록 했다. 하지만 병원의 환자 로딩은 계속 심화하고 있고 의료인력이 갈수록 소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업무를 AI가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은 이 컨셉이 잘 정립돼 현재 실제 현장에서 잘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솔루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제대로 한번 현장에서 사용해볼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행히 네이버는 클로바노트 AI 기술 엔진이 있기 때문에 갖가지 소음을 정확히 분리해 적어주고 있다. 즉, 의사가 말한 내용과 환자가 말한 내용, 전문적인 용어 등을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게 중요하다. 향후 여러 의료기관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의무 기록을 하고 난 후 완성까지 딜레이 시간이 있는데 진료가 끝나자마자 처방과 납부까지 신속하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의료현장 특성상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아지면 정식으로 소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의사가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기까지 준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이때 AI가 각종 정보를 종합해서 어느 정도 표본을 생성해주면 진료 준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의료진들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신용녀: 헬스케어에서 AI가 가장 큰 성과를 보여주는 분야는 신약개발 분야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특히 하이퍼 스케일 클라우드 환경 기반이 이미 조성됐기 때문에 AI 기술과 퀀텀 컴퓨팅을 활용한 획기적인 신약개발 연구가 많이 진행이 되다. 미국의 모더나 같은 경우 AI 기술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임상 승인 기간을 단축했다. 최근에 신약 개발사들이 신약개발의 비용과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도 영상 진단과 로봇 수술 영역에서도 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생성형 AI 같은 경우에도 의료분야에 적지 않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음성회사를 인수하고 헬스케어 분야 근로자용 임상 노트 어플리케이션을 발표했다. 자체 AI 모델과 챗GPT를 동시에 적용해 환자 진료 기록 같은 것들을 단 몇 초 안에 작성을 해서 병원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진작부터 AI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사의 대부분의 서비스의 AI를 접목·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다음 회의는 다음 주 화요일입니다’라고 말하면 회의록에 자동 기록됨과 동시에 이메일이 작성돼 회의 참여자에게 각각 전송하는 시스템 등이다.

■ 좌장: AI 기업들이 생각만큼 흑자 전환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치료제와 원격의료도 기대보다 훨씬 느리게 성장을 하는 것 같고요. 이런 상황이 국내만의 상황인지 해외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하네요. 만약 차이가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고 아울러 국내 기업들이 해외와의 차이를 극복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려면 어떤 접근을 해야 할까?

■ 신수용: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비용 이슈가 가장 클 것 같다. 시장이 성장을 하려면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은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통하거나 개인이 직접 돈을 내거나 그것도 아니면 제약회사, IT 회사, 의료기관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데 이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너도나도 다 알고 있다. 우선, 건강보험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수가 총액이 결정된 상황에서 AI 분야에 수가를 주려면 다른 쪽 수가를 깎아야 한다. 그렇다고 의료기관에 금전적인 여유가 있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알겠지만, 현재 의료기관 경영도 쉽지 않다. 제약회사나 IT 회사로부터 비용을 받는 것도 솔직히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조차 어려운 일이다. 결국, 개인한테 받으면 되지 않냐는 주장까지 나오는데 이는 가능성이 더 낮다. 예를 들어보자. 카카오에서 의료기기 등급을 다 받은 혈당 관리 솔루션을 출시 곧 출시할 예정인데 한 달에 1년에 10만 원으로 솔루션을 사용하라고 하면 여러분은 이 솔루션을 사용하겠는가 아니면 10만 원짜리 홍삼을 사먹겠는가? 우리가 농담 삼아 ‘가장 큰 경쟁자는 홍삼’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게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헬스케어 관련 사업과 시장은 아직 미성숙하다.

■ 이영아: 사실 현재 루닛이나 이런 곳들은 흑자 전환은 되지 않았지만, 매출은 굉장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한 혁신 의료기기 지정이 잇따르면서 비급여 시장이 약간 열린 것 같다. 웰니스 산업은 아무래도 국민 건강과 직결되다 보니까 규제가 많다. 이러다 보면 산업계 쪽에서는 제도권 진입 자체가 어려워 빠른 성장이 쉽지 않다. 디지털 치료제 같은 경우 올해 웰트와 에임메드가 불면증 치료제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고 네카의 연구 디자인 하나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다음 단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임시 등재 결정 신청이다. 아직 디지털 치료제의 수가를 어떻게 보상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의사 행위 수가와 기기 사용 수과를 별도로 보상하도록 원칙적인 방향성은 설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기기 사용 수가 수준이 결정될 때 산업계 의견도 반영됐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향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용에 대한 보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물론 산업계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국내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려면 보상만 바랄 게 아니라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헬스 의료기기기의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또한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사실도 지속해서 입증해야 제도권 내로 진입할 수 있다. 적정한 보상 수가를 받으려면 산업계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본부 상무. ⓒ병원신문.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본부 상무. ⓒ병원신문.

■ 신용녀: 해외 사례에 대해 조금 언급하겠다. 전 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70%가 북미 지역 위주로 형성이 돼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환경은 시장 규모에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국내에 많은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최종 목표를 북미 지역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시장은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현재 기술적으로 빠른 진화를 거듭하며 급변하고 있는 AI 기술에 있어서 우리는 이제 너무 많은 의료 규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언급해 본다. 코로나19 이후에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인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때 아예 대면 진료를 포기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당국이 직접 나서 온라인 접수를 허용하고 앱이나 화상 메신저 및 전화 등을 통해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 인도는 현재도 정부가 직접 나서서 원격의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 브랜드자산재단 보고서에 의하면 인도의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2026년에 372B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외 GE나 필립스 등과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실제로 그 노력이 현재 결과로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해외 본사 헬스케어 담당자 임원들이 한국에 방문해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을 만나면 그들의 기술력이 놀랍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우리나라는 이같이 빠른 기술 성장 속도에 비해 정책적인 부분은 아직 잘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의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어느 정도의 정책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 좌장: 의료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병원, 의료인, 환자, 보호자, 보험업계, 인허가 관련 정부 기관 등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다. 헬스케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이해관계자들 각각의 입장을 잘 살펴가며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이런 AI 테크놀로지가 가진 특별한 장점이 있으면 어떤 것이 있고 이러한 장점이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유효한 것은 무엇인지 아니면 우려되는 것은 무엇인지 말해달라.

■ 이영아: 아무래도 AI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반복적이면서도 소모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의료산업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경우 의료진의 의사결정과 관리적인 업무에 소모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한편 영향력 있는 업무 또는 의료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도입할 때 투자 비용 이상의 보상을 희망하게 될 것이고 반면 정부 입장에서는 지속적해서 시스템을 운영한다면 그에 따른 적정 보상을 생각할 것이다. 항상 의료계가 생각하는 적정 수가와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수가가 다른 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양측의 합리적인 접점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정부는 AI를 활용한 의료 시스템과 건강관리 서비스가 국민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AI 기술과 기존 기술의 중복 문제가 우려된다. 기존 기술이 완전히 AI 기술로 대체되면 AI 기술에 대한 가격 결정 시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사실상 기존 기술이 동시에 사용되는 의료시장의 특성상 AI 기술에 대한 합리적이고 적정한 도입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환자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이 크다면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에 굳이 접근할 생각을 안할 것이다. 많이 받고 싶은 사람과 적게 내고 싶은 사람 사이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항상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헬스케어 기업조차 의료기관과 마찬가지로 적정 가격 산정에 어려움이 있어서 항상 비슷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AI를 활용한 기술은 단순히 옛날에 의사 행위료와 진료 위험도 등을 고려한 수가를 계산할 때와는 조금 다른 트랙의 계산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좌장: 보험업계 디지털 헬스케어의 관계에 대해서 질문하겠다. 보험업계가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병원과 정부를 비롯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공통된 생각이나 전략 같은 게 있는가. 또한 보험회사만 제공할 수 있는 헬스케어의 장점이라든가 수익 창출 모델이 있다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이해성 삼성화재 헬스케어사업 담당자. ⓒ병원신문.
이해성 삼성화재 헬스케어사업 담당자. ⓒ병원신문.

■ 이해성: 보험업계의 공통적인 특징은 금융업법과 보험업법의 영역 안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 행위 그 자체가 아닌 건강에 관심이 있는 자 또는 유소견자를 대상으로 예방 차원의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술 후 퇴원을 했거나 치료 이후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은 가정에서 의사와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큰 고민이다. 실제로 최근 정부에서도 재택 의료라든지 장기요양 시니어들에 대한 서비스를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보험업계도 이 같은 애프터케어에 대한 부분들을 지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기술로만 접근할 것이냐 아니면 최소한의 휴먼터칭을 병행할 것이냐의 문제, 즉 흔히 말하는 케어코디네이터와 같은 부분들이 연합된 형태로 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보건의료 제도를 만드는 규제 기관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보험회사만이 가능한 헬스케어는 생애 전주기 관리가 있다. 아기들이 태어났을 때 가입하는 태아보험부터 어린이보험, 중장년이 됐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각종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어르신이 됐을 때 가입하는 장기요양 시니어 관련된 보험들이 그것이다. 이런 보험 상품과 연계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건강증진형 헬스케어 서비스들은 보험회사만의 차별적인 요소다. 특히 한국은 갈수록 출산율은 줄고 있고 노인 인구는 많아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시니어들에 대한 헬스케어 서비스에 더 많은 고민을 쏟고 있다. 아울러 재활에 대한 부분들 그리고 치매과 관련된 서비스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요약하자면 보험회사는 연령별로 구분된 다양한 보험 상품을 연계한 형태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 좌장: AI 기술 활용을 위해서는 양질의 의료 데이터 축적과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 특히 실제 적용하고, 사용하고, 검증한 데이터를 생성해 최적화·표준화된 AI 진화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병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병원과의 전략적 제휴나 보상도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계획이 있나?

■ 신용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 의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기업은 아니다. 단지 파트너사들, 특히 의료와 관련된 파트너사 및 고객이 AI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경우에도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보다 AI를 최적화시키거나 더 똑똑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진보시키는 알고리즘에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좌장의 질문처럼 사실상 병원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 고객과 같이 성장하는 모델을 갖고 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존스 홉킨스와 유전자 맞춤형 정밀의료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의 데이터 활용이 아닌 고객의 사업 모델을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가에 대한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는 최근 의료 데이터 표준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연구협약을 맺고 있다. 아마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고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연세의료원, 이화의료원,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지방의료원, 지방거점 국립대병원까지 7개 의료기관과 리서치 얼라이언스 협력적 연구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서치 얼라이언스를 만든 이유는 다기관 데이터가 필요한 제약회사 같은 경우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질환을 연구하는 일이 많고 AI 연구는 N수가 엄청나게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기관 연구가 아니면 좋은 곳에 논문을 퍼블리셔 할 수 없다. 이처럼 제약회사와 의료 IT 회사, AI 회사들을 중간에서 리서치 얼라이언스를 통해 연결하면 개별 회사가 병원에 비용을 지불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이 절약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더 많은 연구 과제를 수주해 줄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AI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회사인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을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만든 솔루션의 이름은 HRS라 부르고 있고 각 병원에 직접 구축하는 방식이다. 다만 성능 업데이트가 빈번하게 일어나 거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의 형태로 제공하는 게 원칙이다. 클라우드로 제공한다고 해서 병원 데이터에 마음대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의 소유권과 접근권은 기본적으로 계약을 맺은 병원 측이 갖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데이터 접근을 요청하면 IRB 승인 이후 병원 내 보안팀을 거쳐 열어주도록 구현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나 데이터 자산 유출 등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기관 연구를 하려면 당연히 데이터가 모두 표준화돼 있어야 하는데 아마 국내 IT 회사들 중에서 의료 데이터 표준과 관련해 가장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가지고 있다. 7개 병원 데이터 표준화를 각 병원의 의무기록실이나 정보화실에 요청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다 해준다. 즉, 병원은 ‘이런 데이터가 어디에 있습니다’ 또는 ‘EMR에 어떻게 서식지가 저장돼 있습니다’ 정도의 정보만 알려주면 그 이후 알아서 표준화를 하고 구글 분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자체적으로 만든 통계 AI 솔루션도 있는데, 이 또한 선택 사항으로 포함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 과정에서 생기는 병원 측의 불필요한 행정업무 부담을 상당 부분 줄여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워낙 크고 병원은 데이터가 외부로 반출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이 같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연합 학습이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데이터는 병원 내부에 있고 학습된 결과만 서로 주고받으면서 AI를 통해 연구하는 방법이다. 연합 학습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데이터가 절대로 병원 밖으로 유출되는 경우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만큼 개인정보 보호라든가 병원의 자산 보호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 좌장: 같은 맥락으로 개인정보와 정보수집 처리 등을 둘러싼 복잡한 법체계가 충돌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많은 허들과 제약이 있는 것인데,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어려움과 한계점 나아가 산업 육성을 하는 데 있어서의 향후 과제는 어떤 것이 있나?

■ 신수용: 이부분은 카카오헬스케어 직원의 입장이 아니라 관련된 정보위원회 등에서 자문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아는 내용을 전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일단 홍보를 한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게 있는데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보건의료데이터 표준화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서 보건의료데이터 용어 및 전송 표준 고시를 발표했다. 기존에도 보건의료데이터 표준 고시라고 해서 계속 고시가 나오긴 했는데 이번에 보건의료데이터 용어 및 전송 표준 고시라고 이름도 바꾼 것이다. 한국형 핵심 의료데이터에 대한 항목과 그 항목에 대한 표준 코드, 한국의 핵심 데이터 전송 표준도 별도로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앞으로 데이터가 어떻게 표현이 되고 어떻게 전송을 하면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 표준이 왜 중요하냐면 결국 데이터를 활용할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의료기관마다 데이터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즉, 표준화가 돼 있지 않다는 부분인데 복지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염두에 둘 것은 이 표준은 전송에 대한 표준 고시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 내부에서는 지금 쓰는 것처럼 그대로 쓰면 되는 것이고 외부로 주고받을 때만 고시 표준에 맞추면 된다. 이번 표준 고시 확대로 인해 건강정보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마이헬스웨이도 고시 내용에 맞게 개정 중이다. 표준이라는 것은 한 번 만들어지고 끝나면 안 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데이터 표준화위원회를 통해 매년 특정 시점에 고시를 계속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체나 병원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항상 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 당연히 매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여러 부처들이 갖고 있는 디지털 헬스와 관련된 특별법 이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헬스 특별법이라고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발의로 나온 법이 있는데 이 법이 지금 많은 부분에서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비슷하게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법도 있고 산업부나 과기부에서 발의한 법안들도 있는데 현재 의료법으로 하지 못하는 것들을 풀기 위한 특별법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통과된다면 기업체나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국가 바이오 통합 빅데이터 구축 사업이 원래 9년이었는데 이를 5년과 4년 두 단계로 나누고 1단계인 5년 6천억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타당성 통과가 됐기 때문에 내년부터 시작해서 2028년까지 77만 명을 대상으로 하고 2단계가 끝나면 100만 명에 대해서 유전체부터 EMR 데이터, 문진 데이터들, 웨어러블 데이터들이 다 수집되는 대형 과제로서 총 9천억 원이 넘는 거의 1조에 가까운 과제가 진행될 것이다. 이런 사업들은 국가사업 차원에서의 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도 활성화실 것이고, 교수들도 논문 쓰기 좋고, 병원에서도 단기간 연구를 하기 편할 것이다. 게다가 기업체들은 신약을 만들든 IT AI 기술을 만들든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생각보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정부 유관 부처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많은 것들이 뚫릴 수 있다. 하지만 관련 법들이 통과돼야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기에 아직 일부 기업체들 입장에서는 답답함과 애로사항이 있다.

■ 좌장: 이번 세션 내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할 말이 있다면 해달라.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센터장. ⓒ병원신문.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센터장. ⓒ병원신문.

■ 차동철: 어쨌든 실생활과 좀 더 밀접하게 연관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현재 진료 현장에서 AI 기술이 쓰이고 있다곤 하지만, 실제로 피부에 크게 와닿는 것은 생각보다 없을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진료 현장 속에서 밀접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으니 의료현장의 정시 퇴근을 목표로 한 결실들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 이영아: 아직 LG유플러스는 병원과의 사업은 조금 뒤로 미뤄놓은 상황이어서 대한병원협회 등과 직접적인 협력을 하고 있진 않으나 향후 병원들과 직접 협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병원들과 함께하는 사업들이 계속 많아질 것으로 생각하긴 하나 보건복지부의 지침과 고시 외에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체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다. 아울러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데이터 결합과 관련된 많은 제도가 생겼지만, 실질적으로 운영하기에 까다로운 면이 존재한다. 아마 병원에서 연구하는 교수들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 정부에 신청했을 때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결국, AI 기술 및 헬스케어가 발전을 하려면 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수월하게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해성: 삼성화재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앞으로 고객들과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전에 또는 갔다 오고 난 후에 좀 더 편하게 집에서 사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고 이는 다른 보험회사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최근 새로운 신약들이나 표적치료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담보들을 꾸준하게 준비해 신규 치료와 관련된 보험 연계 등도 같이 고민하겠다.

■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의 비전을 소개하며 끝내겠다. 카카오헬스케어의 비전은 ‘기술로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겠다’이다. 결국, 우리는 기술 기업이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서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내 기술 기업도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게 목표다.

■ 신용녀: 데이터 결합 전문기관 관련된 얘기가 좀 나왔는데, 금융 분야에는 이미 많은 데이터 전문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명화 및 익명화 처리를 통해 실증화를 거친 다음 외부 위험성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 또한 굉장히 중요한 데이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금융 분야를 벤치마킹해 잘 활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접목, 다양한 케이스를 발굴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건의료 분야 나아가 국민 모두가 기술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전반적인 업무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 아울러 우수한 기술을 가진 보건의료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이 북미 지역 등 해외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돕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력하나마 함께 노력하겠다.

■ 좌장: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AI 기술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미치는 영향, 미래 의학의 전망 등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AI 기술은 의료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윤리적·법적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가 지속해서 발전하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의료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오늘 공유된 모든 의견과 통찰은 이 분야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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