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난치성 위암 치료제 상용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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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난치성 위암 치료제 상용화 임박
  • 김명원 기자
  • 승인 2013.10.31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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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생존율 20% 이상 향상 부작용 거의 없어
강남세브란스 조재용 교수, 다국적 임상연구 참여 결과 발표

국내 의료진이 개발연구 및 임상시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새로운 위암 표적 약물치료제가 내년 전 세계에서 상용화될 예정이어서 수많은 난치성 위암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의학학술지인 ‘란셋’(Lancet)지는 최근에 대한 다국적 임상시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전이성 및 재발성 위암환자 335명에 대한 제 3상 임상시험 결과, ‘라무시루맵’(Ramucirumab)을 투여 받은 238명이 비교군 117명에 비해 더 이상 위암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평균 생존율 향상에 있어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29개국 119개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이번 다국적 임상시험 연구 논문에 국내에서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조재용 교수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조재용 교수는 “위암 치료에 있어 세계적인 치료성적을 갖고 있는 한국 의료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돼 임상 시험에 참여한 사례”라며 난치성 위암환자에 있어 쓰일 2차 표적 치료제로서의 ‘라무시루맵’ 의 성공을 높이 평가했다.

세계 암 발병 4위, 국내 암 발병률 2위인 위암은 초기 진단 시 외과적 치료로 높은 치료율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진단 시 암세포가 타 장기로 전이된 상태거나, 재발한 위암 환자는 기존의 표준화된 1차 항암약물에 치료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2차로 쓸 적절한 표적 항암 약물이 이제껏 없었다.

특히 위암은 방사선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아 이들 전이 및 재발성 위암환자들은 타 장기(간암, 대장암, 폐암 등) 암처럼 개발된 몇 가지의 2차 항암제를 통한 적절한 치료를 못 받아 높은 사망률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기존 유방암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을 사용하였으나 그나마 이 약물에 반응하는 특정 유전자를 지닌 10∼15%의 위암환자만이 투여 받을 수 있었다.

조 교수는 “라무시루맵은 여타 암의 표적항암치료제와 같이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신생혈관을 차단하는 치료기전을 갖고 있어 높은 치료성과를 보였다”며 “특정 유전자만 가진 위암환자만이 아닌 모든 유형의 난치성 위암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현재까지 개발된 유일한 표적 항암약물”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로서 항암치료과정에서 불가피하다고 여겨진 부작용도 거의 보이지 않았던 점도 큰 치료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다국적 임상시험은 기대여명이 10개월 내로 평가된 전이 및 재발성 말기 위암환자 중에서 선정되었으며, 정맥주사를 통한 ‘라무시루맵’ 투약 군과 ‘위약’(Placebo)투약 군 간의 비교 연구로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 평균 생존 기간에서 라무시루맵 투약 군이 5.2개월로 위약군의 3.8개월 보다 20% 이상 높은 생존기간을 보였다. 특히 6개월 이상 생존율에서는 라무시루맵 투약 군이 41.8%을 보인 반면, 위약군은 31.6%를 보였으며, 약물투여 시점에서 더 이상의 암세포의 성장하지 않는 12주 이상 ‘무병생존율’에서 위약군은 15.8%에 비해 라무시루맵 투약군은 40.1%를 보였다. 또한 만성피로, 구토, 소화기장애 등 다양한 항암치료 부작용에서도 라무시루맵 투약 군이 위약 군에 비해 오히려 발병비율이 낮거나 비슷한 비율을 보여 매우 안정된 항암약물로서의 가치가 확인됐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2년 전 국내 임상시험에 참여하여 한 46세 여성 환자가 현재까지 더 이상의 위암의 진행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조재용 교수는 라무시루맵을 투여 받은 전체 환자 군 중 52%에서 예측 사망률 및 병의 진행을 감소시킨 결과는 향후 난치성 위암환자에서 라무시루맵이 효과적인 표적 항암치료제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 FDA 관계자들이 지난 10월21일부터 24일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라무시루맵’ 임상시험을 대한 현지 실사를 가졌다. 자국 내 약품허가 최종 결정에 앞서 미국 FDA는 임상시험을 실시한 각국의 의료기관이 엄격한 절차에 따른 임상시험 및 의료윤리 준수 여부와 도출된 결과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현지에 조사관을 직접 파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실시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을 택해 방대한 임상시험 데이터 기록을 세밀히 검토하는 한편, 참여 의료진에 대한 인터뷰 및 진료시설을 확인했다. 그 결과 평가 기준을 상위하는 우수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이번 조사에는 ‘라무시루맵’ 의 다국적 임상시험을 주관한 제약사 관계자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들도 공동으로 참여해 임상시험의 신뢰성과 치료성과를 확인한 만큼 내년 미국 FDA 판매허가 승인과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도 바로 도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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