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명의로 알려진 의사에게 수술을 받겠다고 무작정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암으로 진단되면 하루빨리 수술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6대 암 수술(위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을 받은 14만7천682명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1달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유방암은 1.59배, 직장암은 1.28배, 췌장암은 1.23배, 폐암은 1.16배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평균 수술 건수를 기준으로 전국의 병원을 3등분 했을 때(하위-중위-상위)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이 지연될 경우 위암, 대장암, 췌장암, 폐암은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지만 직장암과 유방암은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각각 1.2배, 1.45배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대 암 모두 하위-중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상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5년 생존율이 1.36배에서 1.86배 까지 낮았다.
하위-중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내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위암은 1.96배, 대장암 1.87배, 직장암 2.15배, 췌장암 1.78배, 폐암 2.21배, 유방암 3.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국립암센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바탕으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6대 암 수술(위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을 받은 14만7천682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를 통해 서울의대 윤영호ㆍ노동영ㆍ허대석 교수팀이 밝혔다.
암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술 건수와 수술지연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일정수준(수술 건수)이상의 수술을 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2000년대 초에는 진단 후 1개월 내 수술 받는 비율이 각각 79.2%, 76.2%이었으나 지역별로 암환자들이 진단 후 1개월 내 수술을 받는 비율을 발표하는 정책을 시행한 다음 10년 후 에는 각각 98.5%와 96%로 향상됐다.
윤영호 교수는 “수술 건수가 많으면 수술성과가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지난 10년간 복잡한 암수술은 큰 병원으로 집중됐고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위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화현상은 환자들에게 생활지를 떠나 타 지역에서 수술을 받게 하고 수술이 지연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술지연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장기적인 생존율을 낮추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적인 보건의료시스템의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이 결과는 의료의 질에 관한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할 때 병원 수술 건수와 수술지연기간 둘 다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또 “이번 연구결과는 건강보험의 중증질환 보장성강화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인 2005년까지의 자료이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성과연구를 통해서 암 진료의 질 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근 암전문병원들이 들어서고 원스톱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정부차원에서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16개 광역시도단위별 특화된 암치료전문병원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암 진단 후 1개월 내 수술을 받는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Annals of Oncology 2012년 5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