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감축 과학적 기반 없다" 美 입장돌변
상태바
"온실가스감축 과학적 기반 없다" 美 입장돌변
  • 윤종원
  • 승인 2004.12.16 0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온 미국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의무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내년 2월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2주 일정으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 개막 9일째인 14일 갑자기 교토의정서의 과학적 기반에 이의를 제기한 미국 대표단의 주장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회의에 참석중인 미국 대표단의 할런 웟슨 교체수석대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과학에 기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이번 회의 참석 직전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과학이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종국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를 막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유엔의 지원을 받는 세계 기상학자들의 단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라젠드라 파차우리 위원장은 교토의정서 자체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전제 아래 추진됐다며 그 과학적 기반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인으로 이 단체에 소속한 과학자 수백 명의 기후변화 연구를 총괄하는 그는 "과학은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켜야 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고, 또한 과학은 대기상 온실가스 집중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차우리 위원장은 이어 "이제 분명히 해야 하고 논쟁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누가 얼마만큼 줄여야 하는가 하는 점"이라고 미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IPCC는 2001년 수행한 대형 프로젝트 보고서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여러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금세기 지구 기온이 섭씨 1.4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이날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정부 산하 기상연구소 해들리 센터는 온실가스 배출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슈퍼컴퓨터를 돌린 결과 금세기 말이되면 대기상 온실가스 밀도가 두 배로 늘어남과 함께 지구 기온이 섭씨 2.8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시한이 끝나는 2012년 이후 이른바 포스트-교토체제를 논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포스트-교토체제의 시급한 도입을 강조해온 유럽연합(EU)과 대립이 계속됐다.

이와 관련, 국제 환경단체들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교토의정서 비준에 반대하는 미국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지구 유럽의 친구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함에도 동참을 거부하는 미국에 대해 EU는 제재를 가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