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제8민사부(재판장 윤근수 부장판사)는 21일 수술지연으로 식물인간이 된 김모(23)씨 가족이 부산 모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 소속 의사들이 신속하게 수술 결정을 하지 못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친 점이 인정되는 만큼 위자료와 치료비 등 1억8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원측은 마비성 장폐쇄증 환자인 김씨에 대해 장괴사나 복막염 등을 염려하여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해야하는데도 항생제 투여나 얼음주머니 찜질과 같은 통상적인 조치만을 취하다 쇼크가 발생하자 뒤늦게 수술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젊은 나이에 대장제거 수술을 할 경우 후유증 등을 고려, 수술결정에 신중을 기했던 점 등을 감안해 병원측의 책임소재를 4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김씨 가족들은 김씨가 2004년 9월 복부팽만과 변비 등의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원측이 수술을 미루다 쇼크로 쓰러진 뒤 뒤늦게 응급수술을 시행, 김씨가 의식을 찾지 못하는 식물인간 상태가 되자 병원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