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환자 ‘만성경막하혈종’, 마취방식 달라도 수술결과 차이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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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환자 ‘만성경막하혈종’, 마취방식 달라도 수술결과 차이 ‘無’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5.01.1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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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 최근호 게재
서울성모병원 안스데반 교수 “마취 선택 폭 넓혀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

국내 연구팀이 만성경막하혈종(Chronic SDH) 수술에서 마취방식이 수술 후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만성경막하혈종은 뇌를 둘러싼 경막 아래에 혈액이 천천히 고이는 질환이다. 이는 가벼운 외상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고령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신경외과 질환이다.

심뇌혈관 질환 발생 후 처방되는 표준 치료제인 항혈전제를 복용하면 위험성이 증가해 두통, 의식 저하, 신경학적 결손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경막하혈종 표준 치료법은 ‘두개골 천공술 및 혈종 배액술’으로 약 3cm 정도 두개골을 절개하고,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구멍을 통해 혈액을 배출하는 방법이다.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비교적 간단하며 약 90%의 환자가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된다. 수술은 전신마취뿐만 아니라 국소마취로도 가능하다.

문제는 어떤 마취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논란이 있어 왔다는 것.

전신마취는 안정적인 수술 환경을 제공하지만, 고령 환자에게 추가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소마취는 마취 자체의 부작용은 줄일 수 있으나 수술실에서 안정된 수술이 어려울 수 있고, 일부 환자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김영일 교수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김영일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제1저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김영일(교신저자) 교수 연구팀은 만성경막하혈종으로 ‘두개골 천공술 및 혈종 배액술’을 받은 환자 383명의 수술 결과를 전신마취(320명)와 국소마취(63명)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후 결과(수술 성공률, CT 소견, 출혈 사건)와 중환자실 체류 기간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전신마취 그룹에서 폐렴 발생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다변량 분석 결과 이는 마취방식보다는 환자의 기존 폐 질환 및 수술 전 신경학적 상태와 더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일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만성경막하혈종 수술에서 마취방식이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의 논란을 종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이를 통해 환자의 상태와 선호도를 고려, 전신마취와 국소마취 중 적합한 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스데반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적의 마취란 환자의 상태, 기존 질환, 그리고 선호도를 충분히 반영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형 치료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임상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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