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직 출신에는 강석연 평가원장, 김상봉·신준수 국장, 김명호 경인청장 등
김유미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이 지난 12월 31일자로 명예퇴직하며 공석이 된 차장직을 둘러싸고, 차기 후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차장 인선은 식약처 내부 조직 개편뿐만 아니라 향후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안이기에 식약처 안팎에서는 오유경 현 식약처장의 개각 여부에 따라 차장 인선 시나리오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오유경 처장 체제가 이어질 경우 차장은 행정직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우영택 기획조정관(69년생)은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식약처 내부에서 다양한 요직을 섭렵한 인물로 중앙대 대학원 의약품식품학과를 졸업했다. 운영지원과장,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소비자위해예방정책과장, 대변인, 경인식약청장,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 등을 역임하며, 식품과 수입 안전 정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 시절 일본산 수산물 오염수 방류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기획력과 조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김용재 식품소비자안전국장(69년생)은 전북대를 졸업한 후 식중독예방과장, 식품안전관리과장, 국무조정실 파견, 광주식약청장 등을 거치며 식품 안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특히 국무조정실 근무 당시 정부 차원의 식품 정책 조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성곤 식품안전정책국장(71년생)도 중요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 국장은 행정고시 45회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보건학과를 졸업한 행정 전문가다. 국무조정실과 질병관리청 등 외부 기관 파견 경험을 통해 폭넓은 행정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약처 내부와 외부를 아우르는 업무 경험을 쌓아온 만큼, 조직 내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선이 될 수 있다.
오유경 처장의 임기가 2년 8개월을 넘은 만큼 오 처장의 후임으로 행정직 출신이 식약처장에 임명된다면, 차장은 약무직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약무직 후보 중에서는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67년생)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했으며, 혈액제제과장, 마약정책과장, 바이오생약국장 등을 거치며 식약처 내부에서 의약품과 바이오 생약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36년간의 공직 경력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으로의 승진은 그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뒷받침한다.
김상봉 의약품안전국장(69년생)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김 국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후 1996년 약무직 공무원 공개채용으로 공직에 입문해 의약품 품질과장, 의약품정책과장, 마약안전기획관, 바이오생약국 국장 등을 역임하며 의약품 안전 관리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그는 의약품 정책과 품질 관리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약무직 출신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의약품 안전성을 강화하고 국내외 규제를 조율한 경험이 풍부하다.
신준수 바이오생약국장(69년생)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2011년 바이오생약국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서기관으로 시작해, 의료기기정책과장,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교육 파견을 다녀온 후, 2023년 1월부터 바이오생약국장을 맡아 생약 및 바이오의약품 행정 전반을 책임졌다. 그는 바이오의약품의 최신 기술과 정책을 적극 반영한 혁신적인 행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명호 경인식약청장(69년생)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 청장은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혈액제제과장, 의약품정책과장, 마약안전기획관 등을 역임하며 의약품 안전 및 관리에 폭넓은 경력을 쌓았다.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 파견 이후 2022년부터 경인식약청장을 맡아 지역 의약품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했으며, 실무와 정책을 아우르는 경험으로 식약처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차장 인선에는 정치적 변수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어떻게 판결될지 불확실한 가운데, 조기 대선 가능성도 차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아직 조직 내부에서 후보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차장 인선은 내부 조직의 안정성과 정책 방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