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심평원에서 가장 핫한 부서 ‘심사평가연구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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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심평원에서 가장 핫한 부서 ‘심사평가연구실’…왜?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3.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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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연구 벗어나 건강보험제도 이끌 미래 연구 꾸준히 발굴해 선제적 제시
최근 2년 국내외 학술지 논문 게재 활발…SCI급 26건 포함 총 44건 등재
지자체별 맞춤형 보건의료현황 보고서 주목…상반기 17개 지자체 발간 목적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심사평가연구실 실장. ⓒ병원신문.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심사평가연구실 실장. ⓒ병원신문.

“연구조직은 건강보험제도의 발전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고유 업무의 선제적 혁신으로 기관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 기관이 심평원이라면 더욱 더 두말할 필요 없죠. 국민을 위해 기여할 영역을 끊임없이 찾는 심평원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심사평가연구소 심사평가연구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진선 심사평가연구소 심사평가연구실 실장이 최근 병원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심사평가연구실의 역할과 한계는 무엇이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물은 질문에 답한 첫 마디다.
 

단순 연구 넘어 정책 수행까지 하는 일 잦아진 심사평가연구소

연구소의 든든한 뒷받침을 자처하며 성장한 심사평가연구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는 심사평가연구실, 의료체계개선실, 국제협력단 3개 실(단)로 나뉘어 운영되는 조직이다.

심사평가연구실이 ‘개념설계’를 담당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 의료체계개선실은 ‘실시설계’를 통해 연구소 내 연구와 실행이 하나의 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예로 △공공어린이병원 지불모형 개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응급심뇌전달체계 개선 시범사업 △장애인 및 아동치과 주치의 제도 △디지털치료기기 급여화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단순히 연구를 넘어 정책 실현 수행까지 이어지는 일이 잦아진 계기는 심사평가연구소 자체 역량이 예전보다 한층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2020년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취임과 함께 연구소의 미래상으로 ‘R-D-E-S(Research-Development-Evaluation-Spread)’ 슬로건을 발표했는데, 이는 ‘좋은 연구란 논문과 보고서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 정책 수행 여부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심사평가연구소의 연구와 정책 수행이 하나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아졌고, 연구 결과에 대한 가시적 성과마저 나오기 시작해 연구원들의 자긍심과 책임감도 덩달아 커졌다.

이처럼 역량과 추진력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심사평가연구소의 ‘개념설계’ 담당인 심사평가연구실을 이끄는 공진선 실장은 그간 전체 정책 연구의 약 75%가 현안 연구에만 집중돼 아쉬운 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공진선 실장은 “정부의 핵심정책과제, 심사평가 등 고유 업무 개선과제, 새롭게 구성될 임원진들의 정책구상 등을 잘 담아낸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며 “건강보험제도의 발전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고유 업무의 선제적 혁신으로 심평원이라는 기관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전체 연구의 75%가량을 차지하는 현안 연구에서 벗어나 다소 부족했던 기초 연구 및 미래 연구를 확대·수행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 공진선 실장은 미래 준비 차원에서 지난해 디지털정보·정책 TF를 심사평가연구실 내에 구성, 의료기관 간 의료건강정보 공유 및 올바른 건강정보 콘텐츠 개발 등과 관련해 여러 미래기반 연구를 추진했다.

눈에 띄는 성과도 나타났다.

연구원들의 국내외 학술지 논문 게재 활동이 활발해진 게 그것인데, 최근 2년간 총 44건 등재됐으며 이 가운데 SCI급 논문도 26건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한국인 인플루엔자 발생 연구’, 대한감염학회 및 종합병원(현재 전국 58개, 2023년 목표 181개) 등 의료현장과 함께하는 연구 사업인 ‘항생제 사용량 환류 시스템(KONAS) 개발’ 등은 대내외 주목도가 높은 연구로 유명하다.

공진선 실장은 “범국민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상식선의 통념들을 수치로 객관화하는 근거 연구를 확대하고 영문 학술지 게재로 한국이 세계 보건의료 학술활동을 선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향후 항생제 사용량 연구처럼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료계와 힘을 모으는 연구 사업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자체별 맞춤형 보건의료현황 보고서 핫 이슈

상반기 내 17개 지자체별 보고서 발간완료 목표

공진선 실장은 심사와 평가라는 심평원의 기존 역할에 더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심평원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여 분야를 확대하는 데 있어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게 심사평가연구실의 핵심 임무라고 내다봤다.

공 실장이 언급한 ‘인큐베이터’ 역할의 첫 시작과 다름없는 것이 바로 최근 발간한 ‘지자체별 맞춤형 보건의료현황 분석 보고서’다.

현재 강원도 편(18개 시·군)과 대전시 편이 마무리됐으며 상반기 내에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별 보고서 발간을 완료하겠다는 게 공진선 실장의 목표다.

그동안의 보건의료현황 분석은 주로 전국 또는 광역시·도 단위로 이뤄졌을 뿐, 이번처럼 세밀하게 시·군·구 단위로 의료현황을 분석한 것은 첫 사례다.

심사평가연구실은 의료자원 데이터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보건의료자원 현황과 의료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의료이용 추이 및 의료자원의 변화를 자세히 정리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인력·시설·장비 등의 보건의료자원 현황, 의료기관 종별·진료과별 보건의료이용 및 행정동별 다빈도 상병 현황, 지역별 의료이용에 대한 자체충족률, 거주 주민의 해당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 및 주요 유출지역 분석 등이 보고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힌 공 실장이다.

공 실장은 “지역의료 여건 개선은 지역민들에게 늘 큰 고민거리지만, 정작 지역 보건의료를 설계·추진하는 공무원들이 활용할 근거 데이터가 전무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별 4년 주기 ‘지역보건의료계획’ 수립과정에 심평원이 보유한 전국 단위의 보건의료 통계정보를 활용한다면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수립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고 결국, 연구실 주도로 17개 지자체별 보고서를 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 실장은 해당 보고서가 지역 보건의료 정책의 수립·운영·평가 외에도 의료인들의 의료기관 개설, 시설·장비 구입, 병원 운영 등에도 도움을 주길 기대했다.

단, 보고서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자체충족률’의 경우 그 지역의 의료자원과 의료이용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긴 하나 이를 통한 의료기관 또는 의사 수 부족 등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는 게 공 실장의 설명이다.

공 실장은 “자체충족률에 따라 해당 지역의 의료 인프라 수준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근 지역과의 거리적 접근성, 교통 편의성 등에 의해 자체충족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강원도 18개 시·군 중 자체충족률이 50% 미만인 고성·양양·정선·평창·화천 등 5개 군은 환자들이 서울이나 수도권보다는 속초시와 원주시 등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공 실장은 “강원도 18개 시·군의 환자 유출 사유를 살펴보면 의료인프라가 좋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이 있는 인접 지역으로 의료수요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처럼 지역 주민의 의료이용 패턴을 객관적 수치로 잘 살펴보는 것이 기초가 된 후에 정책을 설계·평가·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진선 실장은 심평원의 국제협력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만큼 올해 예정된 각종 심포지엄 및 사업의 추진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8월 31일로 예정된 국제심포지엄에 세계보건기구 전문가를 초청하고 한국 대표로 적극 참석하는 등 지식·경험 공유를 확대하겠다”며 “올해 에콰도르·콜롬비아·덴마크·바레인 등의 건강보험 시스템 안착을 돕는 국제협력이 계획돼 있고,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및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함께 ‘제39회 국제의료질관리학회(ISQua)’의 공동개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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