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수술 미래 ‘암울’…저수가·전문의 부족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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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수술 미래 ‘암울’…저수가·전문의 부족 문제 심각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9.0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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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위암학회, KINGCA WEEK 국제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
연 10명도 안 되는 전문의 배출…위암수술 가능 의사 부족해질 것
“난이도 높은 위암수술 수가 더 높여 전공의 지원 문제도 해결해야”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위암 치료성과와 높은 생존율 확보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저수가에 허덕이는 위암 치료 전문가들의 아우성이 예사롭지 않다.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 위암 수술을 시행할 의사조차 없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위암학회(회장 육정환, 이사장 한상욱)는 최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국제학술대회 ‘The 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k 2022(KINGCA WEEK 2022)’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위암학회 임원들은 날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위암 치료성과와 높아진 위상을 소개했다.

김형일 국제이사(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예전에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일본에 가서 위암 수술을 배웠지만, 이제는 반대로 외국 의사들에게 술기를 전수하는 위치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위암학회가 2016년부터 진행하는 마스터 클래스는 외국 의사들이 직접 한국에 방문해 3일간 각종 수술과 술기를 배우고 가는 수업이다.

매년 20명 내외의 의사들이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일본, 몽골, 싱가포르, 폴란드 등의 국가에서 방문했다.

이 같은 수술과 술기의 눈부신 발전은 위암학회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혁준 학술이사(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제대로 된 학술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만 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KINGCA WEEK 2022 오프라인 행사에 30개국 700명 이상의 순수 학회 참가자들이 왔다”며 “이 정도로 많은 나라가 참석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제학회를 개최하는 국내 학술단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욱 이사장(아주대학교병원 교수)은 위내시경 국가검진 덕분에 위암 발생률이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한 이사장은 “3년 전 위암 발생률 1위는 한국이었으나, 최근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국가 건강검진 위내시경 검사라는 국제적으로도 자랑스러운 스크리닝 프로그램 덕분에 위암이 조기에 발견·치료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암의 75%가 조기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치”라며 “치료법도 내시경 점막 절제술, 최소 침습 수술 등으로 다양해져 위암 환자 5년 생존률이 일본 60%, 미국 33% 등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훨씬 높은 77%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위암학회는 최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2’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낮은 수가와 부족한 전임의 수가 결국 국민들이 위암 치료를 제대로 받을 권리를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병원신문.
대한위암학회는 최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2’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낮은 수가와 부족한 전임의 수가 결국 국민들이 위암 치료를 제대로 받을 권리를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병원신문.

하지만 이 같은 높은 성과와 수준을 갖춘 국내 위암 치료의 미래는 생각보다 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턱없이 부족한 전임의 수로 인해 현장 어려움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가중되고 있다.

이혁준 이사는 “상부위장관 전임의 배출이 1년에 10명도 채 안 된다”며 “외과 전체 의사 수도 부족하지만, 그중에서도 위장관외과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는 더 적어 앞으로는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 의사에게 위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상욱 이사장도 “전임의가 적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전공의가 적기 때문인데, 각 병원마다 외과 전공의를 채우는 곳이 없다”며 “전공의 교육과정을 3년제로 바꾸면 개선되지 않을까 했는데 똑같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이사장은 “외과를 전공해도 처우나 수가가 좋은 분야를 택하다 보니 위장관외과 분야는 더더욱 젊은 의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1년에 약 3만 명의 위암 환자가 수술 및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매년 10명 이하의 전임의 배출로는 곧 위기가 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위암 수술의 높은 난이도에 비해 수가가 저평가됐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이 이사는 “위암은 난이도에 맞지 않게 수가가 너무 싸게 책정돼 있다”며 “정부가 복강경 수가를 올린다고 했지만, 일괄적용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암 수가가 다른 수술에 비해 더 낮아지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즉, 일괄적용으로 인해 개원가에서 원하는 낮은 수술 수가의 경우 전체적으로 올라가겠지만 위암 수술처럼 난이도가 높아 대학병원에서 주로 시행하는 수술 수가는 결과적으로 점점 더 수가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 이사는 “일괄적용 문제, 낮은 수가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높아지는 위상과 반대로 우리 국민은 위암 수술을 받을 의사가 없는 나쁜 치료 환경에 놓일 수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위암학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들에게 위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위암, 궁금합니다’라는 내용으로 환자 안내 책자를 발행해 안내하고 있으며 나아가 ‘위암TV’를 개설해 좀 더 정확하고 발 빠르게 위암에 대한 많은 정보를 학회 차원에서 홍보할 방침이다.

육정한 회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앞으로도 많은 홍보활동을 통해 위암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에 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는 데 위암학회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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