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암 홍보이사, “신경계 중환자 치료 퀄리티 콘트롤 강화부터 시작”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이사장 석승한)가 학회 자체 인증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신경계 중환자의 치료 퀄리티 향상을 이끌겠다는 포부이다. 올해 11월 첫 시험을 통해 ‘신경집중치료전문수련인증의’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경계 중환자는 뇌졸중·뇌전증·뇌염·뇌부종 등 뇌 손상과 관련된 환자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중환자와는 치료 및 접근방식이 다르다. 주기적인 신경학적 진찰(스크리닝)이 필요하기에 팀 전체가 숙련돼야 환자의 케어가 가능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신경계 중환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신경계 중환자 세부전문의(neurointensivist)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일반적인 중환자세부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조차 100여 명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신경집중치료학회가 인증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경계 중환자 치료의 질 향상을 이루겠다는 것.
유정암 신경집중치료학회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신경외과 교수·사진)는 “신경계 중환자를 모아놓고 치료하면 생존율이 더욱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며 “또한 영상이나 진단 통해 상태를 알 수 있는 일반적인 중환자와 달리 신경계 중환자는 수시로 의식이 떨어지는 것을 캐치해야 하기에 아직까지 진찰이 중요한 분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신경계 중환자 세부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지 50년 이상됐지만 국내에는 중환자 세부전문의조차 부족한 실정이라 신경계 중환자만을 보는 인력 풀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라며 “이에 학회가 앞장서 인증의를 배출하고 관련 치료의 퀄리티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는 “중환자 세부전문의 자격을 획득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것은 없지만 자격을 얻기 위해 공부하고 수련하는 과정을 통해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다”며 “인증의 또한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학회의 인증의 시험은 올해 11월 처음 진행될 예정이다. 시험 신청은 학회 정기학술대회와 워크숍에 참여한 준회원 이상의 학회원이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학회측은 앞으로 꾸준히 1년에 10~20여 명의 인증의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회는 인증의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보험수가 반영에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는 “중환자실의 수가가 낮으니 대부분의 병원이 필수인력 정도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의 결단이 없으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우선 인증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경계 중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고, 학회가 앞장서 수가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