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암 사망률 높다…‘관리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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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암 사망률 높다…‘관리 취약’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4.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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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장애인 암 발생률 및 생존율 국내 첫 조사연구
장애인 암 예방부터 조기 진단, 치료까지 전주기 암 서비스 제공 돼야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암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장애인에서의 암 발생률 및 생존율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장애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로, 장애인도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의료적·사회적·경제적 측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제한이 있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사회적 상황과 필요성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 발생 이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 장애 발생 이후 암 검진율 등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비장애인과 비교해 장애인의 암 관리를 위한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하고자 이뤄졌다.

조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자료를 이용해 첫 장애등록 일자가 2004~2010년인 19세 이상의 장애인 가운데 ‘C’로 시작하는 상병코드(ICD-10)를 주 상병으로 청구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장애인과 성, 나이, 소득순위, 거주지 특성에 맞춰 1:1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해 비장애인을 선정·비교했다.

연구결과 암 발생률은 장애인에서 11.0%, 비장애인의 경우 12.1%로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 암 발생률이 0.9배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암 검진율 또한 장애인의 경우 67.1%, 비장애인 73.0%로 장애인에서 0.76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은 장애인 40.9%, 비장애인 32.3%로 장애인에서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암 발생 이후 사망률은 장애인에서 58.3%, 비장애인 55.9%로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 사망률이 1.05배 높게 나왔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학적 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워 비장애인보다 암 발생율은 낮고 사망률은 높은 것으로 보고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장애 등급을 중증(1~3등급)과 경증(4~6등급)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에서 중증 장애인의 경우 암 발생률이 낮은 반면 사망률은 높았는데, 암 검진율이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과 진행 암의 비율 역시 경증보다 중증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증 장애인들이 암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있어 다양한 장벽에 직면하고 있는 것을 확인시켰다.

심한 신체적 장애로 인해 암 서비스 이용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고 결국 암 진단을 위한 의학적 치료도 어려워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하라 교수는 “암과 장애를 함께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장애인들에게 암 예방부터 암 조기 진단, 치료까지 전주기적으로 암 서비스가 적절하고 유연하게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의 정도가 심한 중증 장애인일수록 그 필요성이 더 클 것이라고 강조한 전하라 교수다.

전 교수는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의료인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암 검진 및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의 암 관리를 위한 사회적·경제적 의료적 개입을 통해 암 전주기에 걸쳐 장애인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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