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병원인의 병원신문 최종편집2022-09-30 19:43 (금)
“설명의무 위반 원심 파기한 대법원 판결 유감”
상태바
“설명의무 위반 원심 파기한 대법원 판결 유감”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2.15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방어진료 확대로 국민건강과 생명에 ‘악영향’ 우려 표명
법률상 요건 확대해석으로 의료진 책임 인정한 것은 ‘부당’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가 의료인 설명의무에 관한 의료법상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요건의 확대해석을 통해 의료인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2월 15일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했다.

최근 대법원은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2심을 파기하고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해당 환자는 지난 2018년 6월 요통과 근력저하 등의 문제로 평택의 한 병원을 찾아 추체간 유합술 및 인공디스크 치환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의료진이 수술 전 시행한 경동맥 및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경동맥 협착 소견이 나왔다.

이에 의료진은 수술 약 40분 전 환자 보호자에게 경동맥 협착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진단을 설명한 후 예정된 수술 일정에 따라 수술을 했지만, 이후 뇌경색이 발병해 환자 몸의 왼쪽이 마비되고 인지장애 등의 후유증이 발생했다.

의료행위는 신체에 대한 침습을 통해 건강을 회복시키는 행위로, 기본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환자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발생 가능한 악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의료법에서 의료인의 설명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협은 “의료 현장에서 관행상 인정된 설명의무를 굳이 의료법에 명문화한 것은 환자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다 명확히 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설명의무자인 의료진으로 하여금 법문상 규정된 요건과 절차를 준수한 경우 해당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설명의무의 무한한 확대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법 제24조의2는 의사 등의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하위법령에서 설명의 방법 및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조문에는 설명의 대상·방식·내용에 대해 열거돼 있을 뿐이므로 설명의무 위반을 판단함에 있어서 이 같은 요건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족하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즉, 의협은 대법원이 법문을 확대해석해 의료법에 규정되지 않은 요건인 ‘설명의 시간적 한계’를 추가했다고 본 것.

의협은 “만에 하나 설명의무의 이행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설명의 시간적 한계를 설정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환자의 알권리나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시기를 그 시간적 한계로 삼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대법원은 아무런 기준의 설시 없이 이번 판결을 내린 바, 이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수술이나 위험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현장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소장폐색환자의 수술 지연에 따른 악결과를 이유로 외과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물었던 법원의 판결과는 완전히 상충되는 점도 문제 삼은 의협이다.

수술 시기 결정에 있어서 현장 의사들이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거치는 의학적 판단을 무시하는 이중잣대식 판결이라는 비판이다.

의협은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의료진이 의료법에 따른 설명의무를 모두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사안의 정황에 따라 설명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계에 확산될 것”이라며 “이는 방어진료를 부추겨 결국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언급했다.

의협은 이어 “생명이 경각에 놓인 초응급상황에서 법적 다툼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주의 의무와 설명 의무를 다하려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것을 과연 환자와 보호자가 원할지 의문”이라며 “환송된 사건을 심리하게 될 법원에서는 의료법에 근거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