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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외과 전문의 실형 선고에 심각한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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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외과 전문의 실형 선고에 심각한 우려 표명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2.24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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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판단 외면한 판결…방어 진료 초래할 것 자명
의사에 모든 책임 전가…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촉구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소장폐색환자의 수술 지연에 따른 악결과를 이유로 외과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해 금고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을 두고 12월 23일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환자의 악결과 발생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전하지만, 해당 판결이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고 방어 진료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피고인이 된 외과 전문의는 2017년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를 진찰한 후 장폐색이 의심되나 환자의 통증이 호전되고 있고 6개월 전 난소 종양으로 인해 개복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음을 감안해 우선 보존적 치료가 적절하다고 의학적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환자는 7일 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고, 이에 응급수술을 시행해 소장을 절제한 후 괴사된 소장에 발생한 천공으로 인한 패혈증과 복막염 등 2차 수술까지 받게 됐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환자의 상태를 감안하면 즉시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이었으며 주의의무 위반으로 수술이 지연됐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환자에게 장천공, 복막염, 패혈증, 소장괴사 등이 발생한 것을 의사의 과실에 의한 것으로 인정해 의사에게 금고형을 선고했다.

의협은 “의학의 오랜 역사와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술 여부 및 그 시기 결정에 있어 명확한 임상 지침이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연구와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직접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종합적 판단을 내려야 하므로 현장의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학적 원칙이 확립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이후 발생한 악결과를 이유로 당시 의학적 판단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의협은 “이번 사건에만 국한하더라도 환자와 의사가 모두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수술에 앞서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해보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사후에 악결과만을 문제 삼아 의사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환자 치료방법 선택에 대한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부정되고 추후 환자의 상태 악화에 대해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면, 모든 의사들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방어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의협의 지적이다.

또한 법적 책임을 오롯이 감내하면서 환자에게 최선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권유할 의사는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전한 의협이다.

아울러 현재도 외과 등 필수의료과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돼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경시하고 법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판결이 반복된다면, 결국 필수의료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체계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의료행위의 결과에 대해 금고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에 다시 한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와 유사한 판결이 반복됨으로써 의사의 소신진료가 위축되고 필수의료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체계가 붕괴하는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의료분쟁으로 입은 국민의 피해를 신속히 보상하고 의료인에게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더욱 튼튼하게 보호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가 의료분쟁특례법(가칭) 제정에 즉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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