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우편물 다리미로 소독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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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우편물 다리미로 소독돼
  • 윤종원
  • 승인 2006.02.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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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쓰는 보통 스팀 다리미로 봉투 속의 내용물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탄저균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미국의 한 고등학생에 의해 입증됐다.

피츠버그 센트럴 가톨릭 고교 졸업반 학생 마크 로베르주(17) 군은 최근 열린 과학경진대회에서 이런 실험을 직접 해 보여 효과를 입증했으며 오는 6월 의료독물학저널에 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의료독물학자로 일하는 아버지를 둔 로베르주 군은 지난 2001년 구 소련의 세균전 전문가가 의회 증언을 통해 뜨거운 스팀 다리미로 탄저균 포자를 죽일 수 있다고 밝힌 뒤 학교와 집에서 직접 실험에 들어갔다.

로베르주 군은 대학 학점 선취과정(AP) 생물학 과목 과제로 선택한 이 실험에서 실제로 탄저균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탄저균보다 내열성이 훨씬 강하고 과학자들이 흔히 탄저균 대신 사용하는 탄저균계의 다른 세균 포자를 사용했다.

그는 수백만개의 포자를 묻힌 종이쪽지들을 편지 봉투에 넣은 뒤 여러 단계의 다리미 온도로 최고 15분간 가열했다. 그 결과 다리미로 낼 수 있는 최고 온도인 섭씨 약 205도의 열을 최소한 5분간 가했을 때 세균 포자가 모두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베르주군은 "탄저균 테러가 일어났을 때 무언가 막을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쉬울 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방법의 또 다른 이점은 편지 봉투가 미리 열리지도 않고 펜으로 쓴 글자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뭉개지지도 않는다는 것.

한편 피츠버그 메디컬센터 대학의 생물테러 전문가 마이클 얼스위드는 "일반인들이 모든 우편물을 다려야 할 필요는 없지만 만일 2001년 탄저균 테러같은 일이 또 생긴다면 일반 가정에서도 써봄직한 방법"이라고 논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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