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환자 응급실→수술실 평균 48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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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환자 응급실→수술실 평균 48분 단축
  • 박현 기자
  • 승인 2015.08.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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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권역외상센터 운영 1년, 예측생존율 대비 실제 생존율도 크게 향상
권역외상센터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초기 운영 성과 및 개선 방향 논의
권역외상센터의 설립 이후 초응급 외상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수술실로 입실하기까지의 시간이 평균 48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대기하는 외상 전담 인력과 전용 장비, 전용 수술실 등 조직화된 시스템이 빚어낸 성과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이근) 외상외과 유병철 교수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중 심한 복부출혈로 응급수혈을 받은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수술실 입실까지의 시간을 비교 분석했다.

비교기간은 인천권역외상센터가 운영되기 전인 2009~2013년(29명)과 운영된 이후인 2014년(11명)으로 구분했다.

이들 환자의 손상중증점수(ISS)는 평균 25.6으로 ISS가 15점 이상이면 중증외상환자로 분류된다. 높은 ISS 점수가 말해주듯이 분석 대상이 된 환자들은 심각한 복강출혈로 빠른 처치와 수술이 아니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분석결과 위 환자들이 병원에 도착해 수술실에 입실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권역외상센터 설립이전에는 평균 144분었던데 비해 설립이후에는 95.6분으로 평균 48분 가량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예측생존율 대비 실제 생존한 비율 역시 63%(22명 중 14명 생존)에서 140%(5명 중 7명 생존)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생존한 7명 중 2명은 의료진들도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지만 빠른 진단과 수술로 생존했다.

이 같은 결과는 권역외상센터가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처치와 검사, 수술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권역외상센터는 1층 소생구역, 외상환자 관찰구역, 소수술실, 영상진단구역을 비롯해 3층 전용 수술실, 5층 전용 중환자실 및 혈관조영실 등을 갖추고 있다.

또 외과(흉부외과, 정형외과 포함) 전문의 10명을 비롯해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며 환자를 치료한다.

유병철 교수는 “권역외상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올해 들어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빠르면 30분, 늦어도 60분 이내에 수술실에 입실할 만큼 도착부터 수술까지의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며 “외상환자를 위한 시설, 장비, 인력 등 모든 시스템이 고루 갖춰져 유기적으로 움직인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중증외상환자 교통사고, 추락 순으로 많아

가천대 길병원은 2013년 12월 권역외상센터 시설(외상집중치료실, 소생구역)을 완공하고 1월부터는 권역외상센터에서 외상환자를 치료해왔다.

2014년 한해 동안 응급실 및 권역외상센터를 방문한 외상환자는 3,269명으로 이중 ISS 15점 이상 중증외상환자는 511명이었다.

연령별로는 45~54세가 596명(18.2%)로 가장 많았고 55~64세 470명(14.4%), 35~44세 419명(12.8%) 순으로 많았다. 지역별(주소지 기준)로는 인천 환자가 2,6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증외상환자의 손상기전별 빈도를 살펴보면 교통사고(승용차)로 인한 환자가 146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승용차, 자전거, 오토바이, 기차, 기타 교통사고까지 합하면 환자수는 216명으로 전체의 약 42.6%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 원인은 추락(115명, 22.5%)이었고 미끄러짐(91명, 17.8%)도 적지 않았다.

이들 환자들이 다친 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을 분석한 결과 중증도가 높은 외상환자일수록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ISS 1-15점인 외상환자는 60분 만에 도착한 반면 ISS 16-24는 93분, ISS 24이상은 120분이 걸렸다.

중증도가 낮은 환자들이 거동 및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유도 있겠지만 중중도 높은 환자들이 1,2차 의료기관을 경유해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하며 시간을 보낸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정남 인천권역외상센터장은 “빨리 수술받지 못하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만든 곳이 권역외상센터”라며 “권역외상센터는 병원에 도착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병원에 빠르게 이송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권역외상센터 설립 1주년 심포지엄 성료

가천대 길병원은 8월26일 가천홀에서 인천권역외상센터 개소 1주년 기념 심포지엄 '가천 트라우마 심포지엄 2015'를 개최했다.

인천권역외상센터는 2014년 1월부터 운영됐고 7월2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다른 지역 외상센터 및 지역 내 유관기관들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인천을 비롯한 다른 시도의 권역외상센터 관계자 및 질병관리본부, 인천소방안전본부,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외상환자 예방과 이송, 치료, 재활에 대해 통합적으로 논의했다.

이근 가천대 길병원장은 “가천대 길병원은 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13년 연속으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응급환자에 대한 노하우가 깊다”며 “이제 발걸음을 뗀 인천권역외상센터 또한 국내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선도한다는 자세로 임해 더 이상 불행하게 사망하는 환자가 없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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