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혈액형 변환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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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혈액형 변환 기술 개발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5.06.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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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팀 RhD+ 혈액형을 RhD-로 전환 성공
▲ 김형범 교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혈액형을 변환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와 김영훈 연구원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RhD+ 혈액형을 RhD- 형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6월18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Rh D blood group conversion using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란 제목으로 국제적인 유전학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16일(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RhD+ 형의 적혈구 전구세포에서 ‘유전자 가위’(TALEN)를 이용해 RhD 유전자를 제거, RhD- 형으로 전환시켰다. 이어 RhD 유전자가 제거된 적혈구 전구세포를 적혈구로 분화시켜 RhD- 혈액형으로 변환된 것을 확인했다.

김형범 교수는 “과거에도 효소를 이용해 A형과 B형 적혈구 표면에 나타나는 혈액형 항원을 소실시키는 방식으로 O형의 혈액형 전환연구가 진행됐으나 매번 적혈구가 깨지면서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 현상으로 실패했다”며 “유전자 가위를 통해 적혈구 전구세포단계에서 유전자 교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형범 교수는 또 적혈구는 우리 체내에서 유일하게 핵이 없는 세포로 핵이 존재하는 상태인 적혈구 전구세포 단계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더라도 최종 산물인 적혈구에서는 탈핵이 돼 핵이 없기 때문에 유전자 변이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RhD+ A형 적혈구 전구세포를 대상으로 성공했지만, 모든 RhD+ 혈액형에 대한 RhD- 변환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관련 유전자기술을 국내 특허 출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혈액원장인 김현옥 연세의대 교수(진단검사의학)는 “RhD- O형 혈액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RhD+ O형은 물론 RhD+/RhD-의 A형, B형, AB형 모든 사람에게 수혈이 가능한 만능 혈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옥 교수는 향후 인공혈액 대량생산 기술이 성공할 경우 수혈의학에 큰 이정표를 제시한 연구로 기록되는 한편 한국인에서의 빈도가 0.15%로 희귀혈액형인 RhD-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응급으로 수혈이 필요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범 교수팀의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한 혈액형 전환 연구 성과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메디스타 과제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한편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혈액분포는 RhD+의 A형 34.2%, O형 27.1%, B형 26.9%, AB형은 11.5%며 RhD-의 A형, O형, B형, AB형은 각각 0.1%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적혈구의 혈액형 항원은 285종이나 되지만 수혈을 할 때는 면역성이 가장 높은 ABO 혈액형 및 RhD 혈액형 검사만을 시행해 혈액형을 맞춘다. 만일 ABO 혈액형이 맞지 않게 수혈되는 경우 용혈성 수혈부작용으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O형 혈액은 모든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다. RhD혈액형은 RhD+인 경우에는 동형의 RhD+, RhD- 혈액을 양쪽 모두 수혈 받을 수 있지만 RhD-인 사람은 반드시 ABO 동형의 RhD- 혈액을 수혈 받아야 한다. 따라서 RhD- O형 혈액은 누구에게나 수혈 가능한 만능 혈액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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