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환자를 돌보다가 병원에서 다치고 감염되는 간병인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광명을)은 6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날 김남희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환자의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를 하는 간병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극한의 노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 쉬는 날도 없이 16일을 연속 근무하고 하루 평균 17시간 주 6일을 일하고 있다는 것.
실제 환자들은 회복에 필요한 식사, 배변, 목욕, 체위 변경과 같은 기본적 일상도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 많다.
김 의원은 “병원에서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각종 사고와 질병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실태조사 결과 간병인의 49%가 업무 도중 넘어지거나 사고를 경험했고, 36%는 감염병에 걸린 경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간병인 분들은 상시적 위험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노동관계법의 보호도 받지 못해 사고와 감염으로 인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간병인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은 간병 노동자분들의 오랫동안의 염원이었지만 번번이 좌절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과 비슷한 간병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만의 경우 정부가 산재보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조순 서울대병원 희망간병분회 사무장은 “간병사들이 일을 하다가 다치고 병이 나고 통증에 시달리지만, 간병사 스스로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현실로 간병사들에게는 산재보험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보호가 아무것도 없다”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간병일을 할 수 있도록 산재보험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도 “병원에서 많은 감염 환자가 있는데 감염병 정보조차 제공되지 않아 수시로 심각한 감염에 걸리기도 하고 24시간 일을 하다 보니 온갖 질병들과 골병에 걸리지만 누구 하나 간병노동자를 보살펴 주지 않는 현실”이라며 “간병노동자들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노동자로서 대한민국의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안이 꼭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안전한 간병 노동 없이 환자들의 안전도 담보될 수 없다”며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병인에 대한 산재보험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우리 사회 필수 과제인 만큼, 10년 전부터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해 온 간병인들의 절규에 국회가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