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급감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공보의를 지방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에 우선 배치하고 정부가 실태 파악에 나서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8월 2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중보건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 군 복무를 대신해 36개월간 농어촌의 보건소나 공공병원 등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로 의사들이 기피하는 농어촌이나 섬지역 등은 보건소와 보건지소 의료인력의 상당 부분을 공보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중보건의 수가 급감해 지방의 보건소 등은 의사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신규 공중보건의 수는 2008년 1,962명에서 2022년 1,048명으로 914명(46.6%) 이나 감소했다.
특히 치과‧한의사를 제외한 의사 수는 같은 기간 1,278명에서 511명으로 무려 60%(767명)나 급감한 상태다. 다시 말해 공보의 수가 절반 넘게 줄어든 것.
이처럼 공보의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복무기간이다. 공보의 복무기간은 36개월인데 반해 현역 복무기간은 18개월로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보의와 일반 현역 병사의 보수도 차이가 없어 사실상 현역병을 선택하는 의대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 등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전국의 의대생과 전공의 1,3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의 74.7%가 공보의나 군의관을 하는 것보다 ‘현역’으로 복무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 향후에도 의대생의 현역병 선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방부장관과 협의해 공중보건의사의 적정 수급을 위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했다.
또 정부는 공보의를 치료감호소나 질병관리청 등 중앙부처 소속기관에도 배치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 있는 보건소‧보건지소 등에 우선 배치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공보의 부족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민은 농어촌과 섬지역 등의 주민으로 공보의를 의료취약지에 우선 배치해야 한다”며 “앞으로 공보의 감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국방부가 협력해 실태파악 및 장기적인 인력확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