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 별도재원 및 거버넌스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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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별도재원 및 거버넌스 마련 필요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3.07.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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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전달체계 혁신방향 모색 위한 제4차 의료보장혁신포럼 개최
여나금 보사연 연구위원, 2차의료기관 특화 모델 및 지원 필요성 제기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별도의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국가와 권역 필수의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관리 거버넌스 구축도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또 지역의료전달체계를 공고히 하려면 지역·필수의료 일차의료 역량 강화와 함께 2차의료기관 특화 모델을 마련하고 3차의료기관의 경우 중증최종치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가 7월 19일(수) 오후 3시 서울 중구 소재 프레지던트호텔 31층 모짤트홀에서 개최한 제4차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심 지역 완결 필수의료전달체계 혁신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나금 연구위원은 지역·필수의료 생태계 붕괴 현상과 권역 책임의료기관의 역할 부족 실태를 진단하고 △상생·협력 중심의 지역의료 전달체계 구축 △권역 책임의료기관 필수의료 역량 강화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공급 확대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거주지역에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필수의료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여 연구위원은 우선 1차의료의 경우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외과계 등의 예방·관리, 교육·상담, 퇴원 후 관리 등 필수분야 지역기반 1차의료 시범사업 활성화 및 지원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2차의료는 일부 중증입원 및 일반경증입원 등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지역책임의료기관과 필수의료 전문병원, 질 높은 지방중소병원 등을 대상으로 신포괄 등 보상체계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지역특성을 반영한 필수의료 중심 모델로는 지역필수종합병원과 외과 지역거점병원 등이 제안됐다.

또 소아전문병원 주도 소아의료체계의 경우 경증 입원과 야간 응급에 대응하는 형태로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상급종합병원 소아전문진료센터와 협력진료하는 모형을 제시했다. 소아전문병원에 대해서는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보상에 치료결과 및 효율화 등에 대한 성과 보상을 별도로 지급하고 연계협력 구축 및 운영 비용에 대한 네트워크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3차의료는 중증진료 기능에 집중하고 그에 필요한 인력과 병상을 확충하도록 지원해 3차 의료기관의 중증 최종치료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나금 연구위원은 또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우수 의료인력 확보 및 역량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필수의료분야 국립대병원 진료교수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의 총액 인건비 및 정원규제, 경영평가 등의 규제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의대정원의 경우도 현행 일반정원 증원 외에 지역·필수 의사 정원과 같은 별도 정원을 신설하고 지역·필수 별도학과 등 별도학과 신설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여 연구위원은 “의대정원 확대는 지역필수의료 인력확충을 위한 충분요건은아니지만 필수요건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만 정원확대가 지역필수의료 인력확충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종합적 정책패키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 연구위원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의대정원 상위 2개 도인 강원과 전북의 경우 인구 1천명당 의사수가 각각 1.81명과 2.09명, 연평균 임금이 2억3,300만원과 2억3,700만원인 반면 의대정원 하위 2개 도인 전남과 경북은 각각 1.75명과 1.39명, 2억6,600만원과 2억6,200만원으로 지역 의대정원이 그 지역 활동의사 수와 평균 임금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수련 분야에서도 지역·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전공의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의료의 질 확보 및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지역·필수의료 중심으로 수련병원 전문의 추가 고용을 지원함으로써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의사인력 수급이 확대될 경우 충원된 의사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 내다봤다.

여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국립대 필수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연구와 교육 등의 업무는 제외하고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진료중심 교수 확대 등 다양한 고용계약 모형 개발 및 허용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역·필수의료인력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분야 대상 의료인 겸직 해제 검토와 개방형 병원 활성화를 위한 세부기준 마련, 필수의료분야 의료사고 시 의료인 부담완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필수의료의 안정적·적극적 지원을 위해 인력과 인프라 확충을 위한 별도의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 필수의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권역별 필수의료 네트워크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역 필수의료협의체, 공공보건의료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국가적 차원의 지역 필수의료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백 없는 필수의료 제공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 방향, 쟁점 과제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자로 나선 가천대 의과대학 정재훈 교수는 정부의 역할과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예방의학전문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 기존 예방의학에서 담당하던 분야에 대한 역할 분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의과대학 출신이 아닌 보건학 분야 전문가들이 예방의학 분야에 영입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재정과 인력 지원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총액 인건비 및 정원규제가 여전해 소아의료분야 진료 역량 확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김태우 분당서울대병원 공공부원장은 TO를 새로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기존에 비어있는 TO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고유한 전공 분야 진료를 포기하고 비만이나 미용 분야 진료를 보는 게 더 큰 보상이 주어지는 현 상황에서 의료인의 양심이나 책임감에만 호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나금 연구위원이 주제발표에서 밝힌 겸임 허용이 취약지의 의료공백을 메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이지운 동아일보 기자도 공공기관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지역과 필수의료 공백을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지역의료체계가 거의 붕괴되고 필수의료도 고사 직전인 상황에서 필수의료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권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필수의료 전달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며 “한정된 의료자원 아래에서 지역 의료체계의 촘촘한 협력이 필요하며, 큰집이라 할 수 있는 권역책임의료기관이 허브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용과 인력, 거버넌스 마련 등의 지원이 필수적이라 본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력 소진을 막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오늘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인력 운영방식이나 지역의료살리기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필수의료를 충분히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보건의료가 지향해야 할 제1의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국립대병원 등 권역 책임의료기관의 의료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거점화하고,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 1~3차 의료기관이 필수의료 제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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