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필요없는 병원, 아직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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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필요없는 병원, 아직은 시기상조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3.01.3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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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상 중소병원협회 사업위원장, 재원 인적자원 사전점검 후 신중히 접근 주문
상급종합병원 시범사업, 간호인력 환자 쏠림현상 부추길 것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 완화와 양질의 입원서비스 제공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보호자가 필요 없는 환자중시의 한국형 간호간병서비스 체계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유인상 대한중소병원협회 사업위원장은 1월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주관한 토론회에서 “현실적으로 과연 간병서비스의 제공이 우선순위에 있는지와 재정 및 인적자원에 대한 사전 준비부터 점검 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사 인력난 가중 우려

현행 간호등급제의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다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간호사 인력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제도 도입에 앞서 선행과제로 수가체계의 개선, 간호인력 수급 등을 제기했다. 간병서비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재정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유 사업위원장은 “간병서비스 급여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이 의료 공급자에게 전가되지 않아야 하며, 충분한 보상과 인력의 양성과 합리적인 공급에 대해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등급제의 현행 제도에서 중소병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6등급 이하가 87%인데 간호사 수급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방안 없이 시범사업 시행을 한다면 선정된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및 간호 인력 쏠림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의 역할분담의 명확성과 책임소재에 따른 분쟁이 야기 될 수 있다. 도덕적 해이와 장기 입원환자에 대한 병원의 강제 퇴원조치 권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사업위원장은 “충분한 검증을 거친 후에 순차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며, “의료현실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중소 거점병원에서 시작해 인력수급 및 비용보상의 합리성 등의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보고 점진적인 확대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간병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연계

나춘균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도 “지금은 시기상조라 생각되며, 상급종합병원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한다면, 간호사뿐 아니라 환자도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간병서비스를 일자리 창출과 연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투입,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포괄간호시스템 도입을 통한 입원서비스 개선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안형식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가족에 책임이 전가되는 현 간병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간호간병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보호자나 사적고용 간병인이 제공하는 간병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가족에게도 큰 신체적,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한 해 동안 환자가 지불한 간병비용이 약 3조원에 달할 정도다. 입원의료서비스 적정수가가 바탕이 된 공식적인 거래와 공급의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간호보조인력의 자격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교수의 대안이 ‘포괄형 간호체제’다. 입원환자에게 제공되는 모든 의료서비스는 병원 종사자에 의해서만 제공하고, 이를 위해 적정 간호인력을 배치한다.

식사와 목욕 같은 간병 서비스는 원칙적으로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제공하며 가족 등 보호자의 병실 거주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의료기관 종별 간호전달체계 모형도 제시했다. 간호보조인력은 급성기병원의 경우 간호조무사로, 요양병원은 간호조무사와 일정시간 이상 교육 수료자로 설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적정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은 8대2, 종합병원은 7.5대2.5, 병원은 7대3, 요양병원은 5대5로 제시했다.대규모병원을 우선적으로 포괄간호병원으로 운영하되 중소병원으로 점차 확충해 2023년까지 전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은 2014년 기준으로 간호사 7천376명, 간호보조인력 4천786명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안 교수는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고, 입원환자의 안정과 치료를 위해 방문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홍보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포괄간호시스템 실현을 위한 적정 간호인력 배치 및 인력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현정 고려대 교수는 간호인력 기준을 실제 평균 재원환자수 대비 간호사수로 간호등급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지방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 소요예산 3조4천억에서 7조6천억까지 들어

정형록 경희대 교수는 병원급 의료기관 포괄간호시스템 도입시 소요예산을 최소 3조4천억원에서 최대 7조6천억원으로 추계했다. 

한편 복지부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신규예산으로 1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보호자 없는 병원은 의료공공성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책정된 100억원의 예산은 참여 의료기관의 간호인력 추가고용 인건비(85억원) 및 관리운영비(15억원)로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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