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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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링2
  • 윤종원
  • 승인 2005.05.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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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에서 개봉한 공포영화 리메이크작 흥행순위를 살펴보면 "베스트 5" 내에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 무려 3편이나 들어있다. "링(2002)", "링2(2005)"와 "그루지(2004)"가 그것. 각각 1위, 5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공포영화의 위력이 실로 대단하다.(참고로 "베스트 5"에 내에 든 다른 2편은 "헌팅(The Haunting,1999)"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2003)"이다)

할리우드판 "링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나오미 왓츠와 데이비드 도프만이 모자지간으로 출연했다. 그러나 감독은 바뀌었다. 전편은 미국의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 했지만 이번 속편은 원작의 감독 나카타 히데오가 맡았다. "그루지"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과 마찬가지로 나카타 히데오 역시 할리우드 시스템에 일본 공포영화의 감각을 접목한 것.

"여우령", "링", "링2", "검은 물 밑에서" 등을 통해 자신만의 공포 세계를 창조해낸 나카타 히데오 감독은 할리우드판 "링2"에서도 특유의 기분 나쁜 스산함을 유지했다. 일본판과 마찬가지로 링의 원혼인 사마라의 정체가 밝혀진다.

영화는 들어가는 문에서부터 긴장시킨다. 어두운 밤 바다의 검고 푸른 물의 출렁거림을 반복적으로 비추며 중간중간 검은 화면을 내보내는 것. 그 검은 화면에서 관객은 순간 숨을 멎었다가 다시 일렁이는 바닷물이 화면을 채우면 숨을 내뱉게 된다. 효과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인상적인 도입부다.

레이첼은 사마라의 저주를 피해 에이단을 데리고 소도시로 이사한다. 그러나 사마라는 그곳까지 이들 모자를 쫓아온다. 에이단의 체온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익사 직전의 사람처럼 34.1℃로 떨어지고 사마라는 이제 공공연히 이들 앞에 나타난다. 결국 레이첼은 피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사마라 퇴치에 나서고, 사마라의 죽음의 원인을 파헤친다.

나카타 감독은 할리우드의 자본에 힘입어 목욕탕의 물이 역류해 천장으로 치솟고 사슴떼가 공격하는 등 특수효과에 공을 들였다. 할리우드에 온 이상, 단순한 분위기 전달에 그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CG를 활용하자고 생각한 모양. 사마라가 우물벽을 처벅처벅 기어오르는 장면을 비롯, 영화는 전체적으로 원작에 비해 "활발"해진 느낌이다. 막판 "I"m not your fucking mommy!(엄마라 부르지 마!)"라는 나오미 왓츠의 대사도 그 "활발함"에 일조한다.

공포영화의 고전 "캐리"(1976)에서 피칠갑을 한채 열연을 펼쳤던 시시 스페이섹이 사마라의 엄마로 깜짝 출연했다. 공포영화의 히로인에 대한 제작진의 오마쥬.

6월 3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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