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존슨 증후군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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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존슨 증후군 치료 가능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2.01.0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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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안과 김재찬 교수, 자가 배양 코점막 이식술과 양막·각막 이식술로 시력 회복

        김재찬 교수
54세 최선형 씨는 5년 전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이라는 생소한 병명의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녀는 양쪽 눈의 심한 각막 혼탁과 표면 석회화, 각막 윤부 줄기세포 결핍으로 본인의 손톱 길이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시력이 떨어져 있었고, 심각한 폐질환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숨쉬기가 힘든 가운데 남편이 항상 옆에서 부축하고 다닐 정도로 혼자서의 일상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서울의 종합병원을 찾았지만 수술이 매우 어렵고 수술을 해도 재발이 흔하고 회복 가능성이 낮아 당시 의료진들은 수술하기를 꺼려해 보존적 치료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실제 최씨가 앓고 있는 ‘스티븐 존슨 증후군’은 100만명당 1명에게 생기는 확률이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피부 및 점막의 혈관이 이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얼굴, 손, 발 등에 전신적인 수포성, 출혈성 피부병과 폐와 위장관에 이상을 초래한다.

또 안구 표면에서 심한 염증을 유발해 각막 상피의 재생에 큰 역할을 하는 각막 윤부 줄기세포 결핍을 초래하고 각막 표면의 석회화, 신생혈관 형성, 혼탁을 유발함으로써 시력을 급격히 저하시키고 눈꺼풀과 결막의 유착을 초래해 안구 움직임을 제한시킨다.

이 질환은 기존에 이 모든 것들이 한 번 발생하면 원상복귀 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해 치료가 원천적으로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씨는 2011년 6월경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김재찬 교수를 찾아 자가 배양 코점막 이식술(본인의 코점막을 소량 떼어내서 실험실에서 배양한 후 자신의 눈에 이식하는 수술)과 양막 이식술, 각막 이식술의 3차례 수술 끝에 재발이나 악화되는 증상 없이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게 됐다.

▲ 최씨의 오른쪽 눈 수술 전 사진.
▲ 최씨의 오른쪽 눈 수술 후 사진.
최씨가 김재찬 교수를 처음 만날 당시 눈 앞 30cm의 손가락만 셀 수 있는 정도의 오른쪽 눈 시력과 눈 바로 앞에서 손을 흔드는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왼쪽 눈 시력으로 시력은 매우 떨어져 있었고, 눈꺼풀과 결막의 심한 유착으로 눈의 움직임도 상당히 제한돼 있는 상태였다.

김재찬 교수는 최씨의 왼쪽 눈 각막 석회화 조직 제거 후 거부반응 확률이 적은 무세포 각막을 부분층 이식했고 조직 재생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자가 코점막을 배양해 안구 표면에 이식했다.

이후 각막을 기증 받아 왼쪽 눈에 전측 각막 이식술과 백내장 수술을 세 번째로 받아 시력이 0.3까지 회복됐다.

한편 최씨의 오른쪽 눈은 각막에 궤양이 진행돼 구멍이 생기기 직전까지 도달, 눈을 살리기 위해서 오른쪽 눈 각막 표면에 세 겹의 양막과 한 겹의 자가 코점막을 이식하는 수술을 해 재발없이 시력이 0.1까지 회복됐다.

결과적으로 최씨는 양쪽 눈 모두 스티븐 존슨 증후군으로 심한 각막 혼탁이 있는 상태였고 자가 배양 코점막 이식술 및 무세포 각막 이식을 통해 수술 후 시력이 호전됐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최씨는 “3년 만에 제 손톱이 보이고, 간호사 옷에 무늬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며 “김재찬 교수님의 목소리만 듣고 젊으신 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이가 있으신 분”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재찬 교수는 “최씨는 다른 병원에서도 난치라고 할 만큼 심각한 정도로 치료를 해도 오히려 삶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는 매우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동안 오래 연구해온 코점막 이식, 양막 이식과 각막 이식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시력이 호전돼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찬 교수는 세계 최초로 양막 이식 치료법에 관한 논문을 1995년에 발표해 피인용 논문이 500회에 이르는 한편, 2010년에는 안구건조증 및 줄기세포결핍성안질환(안구화학화상, 안구열화상, 스티븐 존슨 증후군, 안구수포창 등)으로 인해 변성된 안구 조직에 환자 본인의 코점막을 이식해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어내는 등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많은 환자의 실명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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