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IPL·미용사 의료기기 사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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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IPL·미용사 의료기기 사용' 안돼
  • 박현 기자
  • 승인 2011.11.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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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의사회 박기범 회장 반대 입장 확고히

“IPL은 한의학 기반의 치료법이 아니다. 미용사는 질환을 치료할 수 없다. 따라서 피부과의사회는 한의사의 IPL사용과 미용사의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11월6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2011년 제14회 추계 심포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의계의 IPL 치료와 미용기기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최성우 부회장(차기회장)은 “의료소비자의 피부건강을 우리가 수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의사 IPL이나 미용사법안 등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자꾸 무너지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제내경을 IPL 사용의 한의학적 근거로 드는 한의계나 지금도 단속과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미용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상식의 범위를 넘어선 허용이란 지적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한의사의 IPL 및 레이저 치료에 대해선 억지주장이라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미용사법안은 근본적으로 반대하진 않지만 현실적으로 국민건강 훼손이 염려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최 부회장은 “IPL 기기를 개발한 국외 학자는 한의학을 모르는 사람이다. 한의학 원리에 입각해 만들어진 기기가 아닌 것”이라면서 “IPL은 빛을 이용하는 치료보다 9만 배 이상 강한 에너지를 가하기 때문에 황제내경의 이론과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의계는 황제내경에 빛을 이용한다는 양생치료 이론을 들어 IPL기기를 한의사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황제내경에서 다루는 한의학적 원리와 IPL작동 원리는 차이가 있단 설명이다.

김방순 총무이사는 “현대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란 얘기 아니다. 한의사들은 이미 현대의료기기인 레이저도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IPL은 다르다. 한의사들은 IPL 광고할 때 IPL제조회사에서 만든 문구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재판에서는 원통경락이나 황제내경에 사용 근거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한의사들의 IPL치료가 가능해진다면 이는 피부과 영역을 뛰어넘는 의료계 전체 영역의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성우 부회장은 “한의사들이 황제내경 원리를 근거로 IPL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한의사들이 사용하지 못할 의료기기가 없다. 이것은 피부과 영역을 넘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사들이 주장하는 이론이 IPL의 실제 이론과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단독판결이었던 고법판결과 달리 대법원에서는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부과의사회는 국회에 상정된 미용기기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미용산업 발전이란 근본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와 단속이 미흡한 현실을 감안해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이다.

박기범 회장은 “제대로 단속과 관리가 된다면 미용기기를 막을 이유는 없다. 미용산업 활성화란 취지에 동의하며 미용기기를 풀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의사에게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의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건강 저해와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의견 표명한다는 것이다.

최근 피부과의사회는 미용사들이 의료장비를 잘못 사용하거나 의료장비에 해당하는 강한 레이저를 사용해 부작용 사례를 모아 대한의사협회에 전달한 바 있다.

미용사법안이 통과되면 그나마 의료법 적용을 받고 있던 미용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이 공중보건위생법의 규제를 받게돼 그 책임감과 관리ㆍ단속이 소홀해질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김방순 총무이사는 “공중위생법과 의료법은 무게감부터 다르다”면서 “현재는 피부미용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고 복지부 관할이지만 미용기기로 전환되면 공중보건위생법의 규제를 받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올바른 치료법을 내원하는 환자에게 효율적으로 잔달할 수 있을까 하는 세션과 흔한 질환이면서도 자주 재발하는 지루성 피부염의 치료에 대한 내용들을 소개해 참석 회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또 정기총회에서는 새 회장(8대)으로 최성우 부회장(최강피부과의원)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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